'여신강림'서 엄친아 이수호 열연

연기 호평에 자신감 얻기도

예능인·배우·가수 전천후 활약? 바빠도 뿌듯

배우 차은우가 스포츠한국과 만났다. 사진=판타지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대개 배우들에게 뛰어난 외모는 양날의 검과도 같다. 빠르게 스타덤에 올라갈 힘인 동시에 연기력을 가리는 함정이 되기도 하는 탓이다. 그런 면에서 '여신강림'은 단순히 '잘생긴 스타'라는 선입견에 갇힌 배우 차은우(24)의 진면목을 확인시켜준 작품이다. 그는 자신의 장점을 역할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더 많은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지난 4일 종영한 tvN '여신강림'(극본 이시은, 연출 김상협)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가 화장을 통해 여신이 된 주경(문가영)과 남모를 상처를 간직한 수호(차은우)가 만나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성장하는 자존감 회복 로맨틱 코미디로 동명의 인기 웹툰이 원작이다. 차은우는 잘생긴 외모와 명석한 두뇌, 타고난 운동신경까지 갖춘 완벽남 이수호를 연기했다.

"사실 웹툰 '여신강림'에 대해 잘 몰랐는데 어느 날 저희 아스트로 멤버 산하랑 빈이가 '너랑 비슷하게 생긴 캐릭터가 나온다'고 하기에 챙겨보게 됐어요. 신기하게도 일주일 뒤 쯤 회사에서 드라마 '여신강림'을 소개해주셨죠. 원작 캐릭터와 싱크로율이 높다고 얘기해주시는 분들이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선뜻 고르긴 어려웠어요. 수호가 비현실적으로 멋진 캐릭터라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고 새로운 뭔가를 보여줄 수 있을지 고민됐거든요. 그럼에도 동료배우님들, 감독님, 작가님, 많은 스태프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믿고 시작할 수 있었어요."

'여신강림'에서 외로운 어린시절을 보낸 수호는 절친 세연(강찬희)이 세상을 떠난 이후 더욱 마음의 문을 닫는다. 그런 수호의 일상에 나타난 주경은 해맑은 위로로 그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한다. 차은우는 냉정한 분위기부터 달달한 매력까지 수호의 입체적인 면모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에 웹툰 팬들의 기대는 물론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들까지 사로잡으며 주연배우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스타일링은 원작을 많이 참고했고요, 내적으로는 수호의 서사나 아픔을 더 세심하게 표현하도록 노력했어요. 수호는 초반엔 차갑고 소시오패스라는 설명이 있을 정도로 냉혈한에 가까운데 주경이한테는 직진했죠. 마음 놓고 기댈 가족도 친구도 없는 상황에서 주경이는 유일한 한줄기 빛이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주경이에게 집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저도 수호랑 50%정도 비슷해요. 주변에 엄청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닌데 좋아하는 대상이 생기면 호기심이 커져요."

'여신강림'은 세 번째 주연작이었다. 2016년 그룹 아스트로 멤버로 데뷔한 이후 연기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차은우는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MBC '신입사관 구해령'의 주연으로 작품의 인기를 이끌었다. 특히 '여신강림'에서는 액션, 코믹, 로맨스,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면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차은우 역시 "자신감을 갖게 해준 작품"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이번 설에 연속방영이라 가족들이랑 집에서 같이 봤는데 장면마다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연기 고민은 항상 많았어요. 그럼에도 저에 대해 좀 더 알아가는 시간이 됐다고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는 명언이 '너 자신을 알라'거든요. 촬영하기 전엔 막연한 두려움이 컸는데 수호가 본인의 아픔과 마주한 것처럼 저도 나름의 한계를 깨고 도전했다는 뿌듯함이 남아요. 특히 현장에서 주변 분들이 '너한테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코미디도 잘한다'고 얘기해주신 게 기억에 남아요. 주짓수나 합 맞추는 액션신에서도 무술감독님들께 칭찬을 많이 받아서 자신감도 얻었어요."

대중이 차은우를 사랑하는 건 단순히 그의 조각 같은 외모 때문만은 아니다. 드라마, 음악, 예능까지 여러 분야에서 조화롭게 어울리면서도 본인만의 색깔을 선명하게 나타내는 유연한 매력에 반한 이들도 많다. 그가 지속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려는 건, 어쩌면 외모에 갇히지 않기 위한 노력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이 바쁠 것 같다고 하는데 오히려 더 빨리 성장하는 느낌이에요. 예능에서 얻는 소중한 것들이 있고 연기에서 얻는 값진 게 있고 또 가수로서 무대에서 얻는 감사함이 있거든요. 그게 제 안에 하나씩 쌓이고 있어요. 물론 여러 분야의 일을 동시에 하면서 체력적으로 지칠 때도 있지만 뿌듯함이 더 커요. 보통 제 나이 또래의 평균적인 경험치보다 더 큰 걸 얻고 남들보다 빠르게 레벨업하는 기분이라 좋아요. 성취감을 한번 맛보니까 계속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요."

'여신강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스타성과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차은우는 앞으로도 더 많은 숙제를 풀어야 한다. 잘생긴 배우일수록 유독 엄격하게 적용되는 연기력에 대한 평가부터 '얼굴 천재'라는 달콤한 수식어도 언젠간 뛰어넘어야 할 순간이 온다. 배우로서 또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롱런하기 위해 스스로 넘어야 할 산이다. 쉽지 않은 길이겠지만 차은우는 "외모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다"며 다부진 속내를 전했다.

"늘 많은 사람들의 상상을 깨고 싶다는 욕망이 있어요. 아마 표현하는 직업은 다 그럴 것 같은데 놀라게 해드리고 싶달까요. '어? 차은우한테 이런 모습도 있었네?' 이런 느낌이요. 변신이라는 말은 좀 거창하고요, 제 안에 숨겨져있는 모습을 끄집어내서 표현해보고 싶은 거예요. 물론 '얼굴 천재'라는 별명도 너무 감사하죠. 하지만 이젠 외모가 아닌 다른 면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내면도 멋지고 괜찮은 사람으로 기억됐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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