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간’(Logan) ★★★(5개 만점)

마블만화 ‘X-맨’의 주인공 중 하나로 손에서 날카로운 강철 손톱이 튀어나오는 돌연변이 늑대인간 울버린으로 빅스타가 된 휴 잭맨이 울버린 역에서 은퇴하는 마지막 영화다. 초능력을 지닌 돌연변이들 중에서 가장 심각하게 고뇌하는 울버린은 여기서 피곤하고 지친 로간으로 나와 본의 아니게 어린 소녀를 돌보게 되면서 폭력을 가차 없이 구사한다.

지나치게 잔인하고 유혈폭력이 자심하고 길지만(137분) 연출과 기술적인 면과 내용 그리고 연기 등이 다 말끔하고 군더더기 없다. 일종의 속편이나 속편 같지 않게 독립해 혼자 따로 선 영화다.

느와르 분위기 속에 지구 종말 얘기와 웨스턴을 모방하고 있는데 알란 래드가 나온 ‘셰인’(Shane)의 대사를 인용하면서 이 영화에 대해 경배를 하고 있다. 과도하게 끔찍한 폭력이 흠이긴 하나 액션 속에 유머와 감정과 감상 그리고 서정성 까지 내포하고 있는 볼만한 영화다. 그러나 어린 아이들에겐 적당치 않아 등급이 R(17세 미만 관람 시 부모나 성인의 조언이 필요함)이다.

2029년. 돌연변이들은 이제 멸종 상태다. 남아 있는 것이 삶에 지쳐 술꾼이 된 채 리모 운전사로 연명하는 로간(잭맨)과 그가 돌보는 X-멘 리더 찰스(패트릭 스튜어트) 그리고 백변종인 캘리반(스티븐 머천트). 이들은 텍사스의 엘 파소 변두리에 있는 버려진 제철소에서 산다. 그런데 9순의 찰스는 뇌가 과거와 달리 작용을 제대로 못 해 막강한 텔레파시 힘을 자유재로 다루지 못 한다.

어느 날 로간 앞에 현찰 더미를 들고 나타난 소녀 로라(대프니 킨)가 자기를 빨리 캐나다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고 이에 로간과 로라 그리고 찰스가 대형 리모를 타고 미국의 중간을 가로질러 캐나다로 내빼면서 폭력과 액션이 일어난다. 강렬한 시선을 지닌 로라는 로간처럼 손에서 강철 손톱이 나오는 돌연변이로 로라와 다른 돌연변이 아이들을 멕시코의 실험실에서 만들어낸 사람은 사악한 생명공학자 라이스박사(리처드 E. 그랜트).

여기서 도주한 로라를 라이스의 하수인인 도널드 피어스(보이드 홀브룩)와 그의 인조인간 졸개들이 뒤를 쫓으면서 로라가 로간의 도움을 청하게 된 것이다. 맹렬한 추격과 도주가 있는 로드 무비로 이 과정에서 로간과 로라 간에 이뤄지는 부녀와도 같은 관계가 매우 감정적이다.

잭맨이 폭력적이면서도 정감 있는 모습을 힘차고 다양하게 보여주고 과묵한 로라 역의 킨이 몸과 마음을 모두 안으로 팽팽하게 휘어감은 당찬 연기를 한다. 대성할 아이다. 울버린이 이 영화로 팬들과 작별을 고하긴 했으나 할리웃에선 죽은 사람도 되살아나는 것이 보통이어서 언제 다시 울버린이 부활해 우리 앞에 나타날지 모른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 Fox. 전지역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