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퀘리어스’ (Aquarius) ★★★1/2(5개 만점)

브라질의 우아한 베테랑 여배우 소니아 브라가(‘거미여인의 키스’)의 거의 허세에 가까운 위풍당당한 연기가 눈부신 진지하고 정열적인 인물에 관한 탐구로 자신이 귀중하게 여기고 있는 것을 빼앗으려는 자들에 대한 여인의 끈질긴 저항과 자존을 지키려는 투쟁을 그린 브라질 영화로 훌륭하다.

제목은 브라질 동부의 해변도시 레시페에 있는 주인공 클라라(브라가)가 사는 2-3층 규모의 아파트 이름으로 이 아파트를 사서 고층 호화아파트를 지으려는 개발업자와 자신의 전 생애가 담긴 아파트를 고수하려는 클라라와의 치열한 신경전을 그렸다.

젊은 클라라의 이모의 70세 생일 파티로 시작되는데 이모가 아파트의 가구를 보면서 과거의 뜨거웠던 사랑의 행위를 회상하는 장면이 아름답고 자극적이다. 이어 장면은 현재의 같은 아파트에 사는 나이 먹은 클라라에게로 돌아온다. 은퇴한 음악평론가(옛 록과 클래식 음악이 많이 나오는데 방에 LP레코드가 즐비하다)인 클라라는 유방암 수술을 한 미망인으로 장성한 세 자녀가 있으나 혼자 친구 같은 가정부와 살면서 독립을 즐긴다.

라라는 매우 독립적인 여자로 거의 천상천하 유아독존 식인데 고독에 시달리기는 하나 이 역시 의젓하게 견디어낸다. 영화에 나이 먹은 사람의 고독의 기운이 가득한데 클라라가 육체적 욕망을 견디다 못해 남창을 불러 해소시키는 장면이 화끈하다.

클라라의 투쟁은 개발업자가 클라라의 아파트를 사겠다고 시가보다 훨씬 웃도는 금액을 제시하고 끈질기게 매입을 시도하면서 시작된다. 여기에 이혼한 딸까지 아파트를 팔라고 재촉한다. 아파트의 다른 주민들은 다 이사 가고 클라라 혼자 살고 있다. 그러나 클라라는 이를 단호히 거절하는데 이에 개발업자가 은근히 여러 가지 방법으로 클라라에게 압력을 가하면서 영화가 스릴러 분위기마저 갖춘다.

밀려드는 변화 속에 지나간 시간에 매어 달리는 여인의 서서히 진행되는 향수 짙은 드라마로 브라가가 혼자 영화를 짊어지다시피 하고 있는데 브라가의 연기야 말로 경건하고 강인하며 또 뜨겁고 품위 있으며 그리고 우수가 가슴을 파고드는 위대한 것이다. 촬영도 아름답다. 클레버 멘도카 필호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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