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포포’ (Tampopo) ★★★★(5개 만점)

섹스와 음식을 에로틱하면서도 코믹하게 요리한 먹는 영화로 특히 일본 라멘 먹는 영화다. 1987년에 미국에서 개봉된 일본의 풍자 감독 주조 이타미의 ‘라멘 웨스턴’으로 새로 프린트 해 최근 재개봉됐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있는 형태로 만들어졌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와 소리를 내면서 열심히 라멘을 먹고 그 국물을 마시는 모습이 정겹고 우습고 따스하게 인간적이다.

영화는 백색신사복을 입은 갱스터가 요란한 화장을 한 애인과 함께 극장 맨 앞자리에 앉아 정식으로 음식을 시켜 먹으면서 영화를 보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 때 이들 뒤에서 한 남자가 소리를 내면서 포테이토칩을 먹자 갱스터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에게 다가가 조용히 하라며 위협한다.

이어 카우보이 모자를 쓴 트럭운전사 고로(추토무 야마자키)가 자기 단짝 군(젊은 켄 와타나베)을 데리고 어린 아들을 키우는 예절 바르나 강인한 미망인 탐포포(노부코 미야모토)가 경영하는 작은 라멘집에 들른다. 탐포포는 정성껏 라멘을 만들어 고로에게 건넨 뒤 맛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 대답은 정성은 들였으나 특징이 없다는 것.

이에 탐포포는 고로에게 떠나지 말고 머물면서 자기에게 진미의 라멘 조리법을 가르쳐 달라고 사정하고 고로는 이를 수락한다. 탐포포의 꿈은 도쿄에서 가장 맛 좋은 라멘을 만드는 것. 그리고 둘 사이에 서서히 로맨스의 기운이 싹트고.

이제부터 온갖 사람들이 나와 라멘을 요리하고 먹고 국물을 마시고 평가를 하고 또 라멘집 끼리 경쟁을 하면서 ‘라멘 웨스턴’이 열기를 띄운다. 우선 고로는 탐포포에게 마치 올림픽경기에 나가는 선수처럼 맹렬히 신체 단련부터 시킨다. 그리고 다시 갱스터와 그의 애인이 나오면서 나체와 신선한 굴과 핏방울이 흐르는 기차게 섹시한 장면이 욕망을 자극한다.

또 포장마차에서 신선과도 같은 나이 먹은 라멘 도사로부터 라멘 먹는 방법을 배우는 장면과 함께 탐포포를 사랑하는 동네 갱스터와 그의 졸개들 그리고 온갖 라멘 식충이들이 탐포포의 집을 찾아와 라멘을 먹는다.

이렇게 에피소드 식으로 진행되던 이야기는 고로와 군 그리고 동네 갱스터와 그의 졸개들이 탐포포의 가게를 말끔히 새로 단장하고 간판도 새로 내건 뒤 탐포포가 그 동안 공들여 연마한 일품 라멘 조리법을 사용해 맛 좋은 라멘을 제공, 모두가 포식하고 그릇 채 국물을 들여 마시면서 대미를 장식한다. 군침이 돌고 입맛이 당겨지는 맛있는 영화로 연기들이 좋다. 박흥진 미주한국일보 편집위원 겸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원 hjpark12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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