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맨이 돌아왔다' 추성훈-추사랑 부녀 방송 장면. (사진=KBS)
[스포츠한국 최나리 기자] 최근 안방극장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운동선수 출신 방송인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과거 씨름선수였던 강호동이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방송 활동을 시작했던 90년대 무렵만 하더라도 이와 같은 직업 전향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운동선수 출신뿐만 아닌 셰프 출신, 패션 디자이너 출신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예능 스타들이 대거 등장하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는 중이다.

특히, 운동선수 출신 방송인들은 ‘스포테이너(Sportainer: 스포츠(Sports)와 엔터테이너(Entertainer)의 합성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대단한 활약을 선보이며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KBS 2TV 일요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는 추성훈을 비롯해 이동국은 가족들과 함께하는 일상 속에 소소하고 꾸밈없는 모습들이 공개되면서 연말 방송 시상식에서 상도 받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포테이너들이다.

서장훈. (사진=스포츠한국 DB)
또한 농구 선수였던 서장훈과 현주엽, 프로야구 선수 출신인 양준혁, 리듬체조 국가대표였던 신수지, UFC 이종격투기 선수 김동현 등 다채로운 선수 출신들이 예능뿐만 아니라 연기 등 폭 넓은 활동으로 연예계에 정착해 가고 있다.

# 스포츠 스타들, 방송 매체에 친숙… 예능 판도 변화에 잘 맞아

이처럼 스포테이너의 활발한 방송 진출 배경으로는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운동 선수들 대부분의 현역 생명이 짧기에 선수 은퇴 후에도 자연스럽게 이어서 할 수 있는 일을 찾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운동선수들은 평소 자신들이 출전하는 각종 경기들이 방송 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전달되기 때문에 방송 분야가 다른 것에 비해서 보다 익숙하고 접근성이 쉽다는 점이 그들의 방송 진출 계기에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또한 과거 코미디 연기를 필요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리얼리티를 표방한 예능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는 예능의 판도 변화에 스포테이너 캐릭터가 더욱 잘 부합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호동. (사진=김종진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스포테이너들은 다수의 경기 경험을 통해 많은 대중들 앞에 서봤고 이에 방송으로 자신이 노출되는 것에 별다른 거부감이 없다”며 “더구나 스포테이너들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다져진 체력은 물론 남다른 순발력 등이 요즘 예능 방식과 잘 어우러지면서 동료들과 남다른 호흡으로 시너지를 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 솔직 털털한 매력으로 호감 UP!… 신선한 캐릭터로 ‘우뚝’

올해 단연 돋보이는 스포테이너로는 국가대표 축구 선수 출신 안정환을 꼽을 수 있다.

안정환은 앞서 예능 코너 속 게스트나 패널 역할을 주로 맡았던 것에서 더 나아가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방송활동을 전면적으로 쉬고 있는 개그맨 정형돈의 바통을 이어 받아 JTBC ‘냉장고를 부탁해’의 메인 MC 가 돼 주목을 받았다.

또한 새롭게 선보인 요리 예능 JTBC ‘셰프원정대-쿡가대표’에서는 강호동, 김성주와 함께 공동진행자 자리까지 꿰차는 등 ‘예능계 블루칩’으로 당당히 떠오르며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안정환.(사진=임세준 인턴기자 multi@hankooki.com)
‘냉장고를 부탁해’등을 담당하는 JTBC 이동희 CP는 다수의 스포테이너들의 활약에 대해서 “전문적인 연예인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히 초반에는 어설픈 부분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그들만의 강점으로 작용한다”며 “본인은 방송과 절대 안 어울리는 사람이라던 서장훈은 요즘 예전보다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고, 안정환은 국가대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작진 측에 조언도 해주고 있어 많은 도움이 된다. 이처럼 그들만의 솔직 털털한 매력과 순박한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보여지면서 편안하고 인간적인 면모로 큰 호감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이동희 CP는 “스포테이너들은 우선 본인의 삶의 대부분을 운동과 함께 했기에 스포츠 정신에 기반한 승부욕과 팀워크가 확실히 탁월하다. 이에 요즘 주로 선보이고 있는 팀플레이 대결 방식의 예능에 적합한 신선한 캐릭터로 크게 어필하고 있다”고 평하며 “물론 본인이 해본 적 없는 일에 대한 긴장감도 다분히 느껴지지만 새로운 도전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방송의 흐름을 잘 이끌어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그동안 스포테이너들도 성공과 실패를 거듭해 온 바, 향후 스포테이너들은 대중들의 반응에 세심히 귀를 기울이면서 끊임없는 소통을 이어가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자신의 역할을 검증 받으면서 고심을 거듭할 때 자신만의 탄탄한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특정 분야에 단단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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