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달샤벳 탈퇴를 선언한 지율과 가은. (사진=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한국 조현주 기자] 그룹 활동을 그만두고 제2의 삶을 찾아나서는 걸그룹 멤버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홀로서기에는 새로운 분야 개척, 솔로 활동, 결혼 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팀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부터 용기있게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선 이들을 응원하는 목소리 등 의견 역시 분분하다.

지난 8일 그룹 달샤벳의 소속사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는 멤버 지율과 가은이 계약만료로 그룹 활동을 마감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소속사 측은 "그동안 지율, 가은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서로의 꿈과 발전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 앞으로 지율은 연기자의 길로 가은은 평소 관심 있던 패션, 스타일 분야 등 각자의 꿈을 위해 나아갈 계획"이라면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될 지율, 가은에게 많은 응원과 격려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로서 달샤벳은 세리, 아영, 우희, 수빈 4인조 체제로 팀을 개편해 내년 1월 초 새 앨범으로 컴백할 예정이다.

최근 걸그룹 멤버들의 홀로서기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앞서 소녀시대 전 멤버였던 제시카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완전히 해지했고, f(x) 설리는 팀 탈퇴를 결정했다. 소녀시대, f(x) 멤버로 이름을 알렸던 이들이 소속사와 그룹의 후광을 버리고 오로지 자신들만의 이름으로 활동에 나서게 됐다. 소녀시대에서 탈퇴할 당시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한 제시카는 디자이너의 삶은 물론 연예계에서 다방면으로 활약할 것임을 예고했다. 최근 SNS에서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그는 중국 예능 출연은 물론 "지금 새로운 앨범을 작업하고 있다"고 밝히며 솔로 컴백을 귀띔한바 있다. 소녀시대 멤버로서는 제약이 컸던 디자이너로서의 삶과 가수로서의 삶을 동시에 병행할 예정이다.

사진=선예 니콜 소희 설리 제시카(시계 방향으로), 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이규연기자 fit@hankooki.com, 장동규기자 jk31@hankooki.com)
아역 배우 출신이었던 설리 역시 팀 탈퇴 이후 연기자로서의 삶에 집중하기로 했다. 원더걸스 소희와 선예 역시 그룹 탈퇴를 공식 선언한 바 있다. 2013년에 결혼해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선예는 가정과 육아에 집중할 때라고 판단했다. 소희는 배우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소속사를 옮긴 바 있다. 드라마 '하트투하트'와 영화 '부산행'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배우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카라의 니콜과 강지영 역시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는 중이다. 니콜은 지난해 솔로 가수로 데뷔 무대를 치렀고, 지난 6월에는 일본에서 첫 솔로 앨범을 내기도 했다. 강지영은 일본으로 넘어가 배우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일본 연예 기획사 스위트 파워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강지영은 일본 NTV '지옥선생 누베'를 시작으로 영화 '암살교실', 아사히TV '민왕'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최근 일본 웹무비 '다른 하늘 아래 당신의 하늘, 나의 하늘'을 통해 첫 주연을 맡기도 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사실 걸그룹 멤버들은 기획 단계부터 멤버별로 포커싱이 맞춰져있다. 노래를 잘한다면 솔로로, 얼굴과 연기가 된다면 연기자로, 말주변이 좋거나 예능이 된다면 MC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 다양하게 분배를 해놓고, 인지도가 높아지면 본격적으로 그룹 활동 외에 다방면에서 활동을 하게 된다"면서 "그 과정서 그룹 활동과 개인의 목표나 꿈 등이 충돌하면서 홀로서기에 나서는 멤버들이 생긴다. 제약이 큰 그룹 활동보다 자유로운 활동을 원하기도 한다. 또한 도저히 그룹으로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할 때 독자적인 길을 걷는 멤버들도 생기게 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 과정서 개별 멤버는 물론 나머지 멤버들로 이뤄진 그룹에도 돌파구가 마련되기도 한다. 홀로서기를 선언한 멤버들은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게 되고, 남은 멤버들이 다시 음악적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섣부른 그룹 탈퇴나 소속사와 갈등의 양상을 띠면서 그룹을 나온 케이스에는 대중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뒤따를 수도 있다. 지난해 다이나믹듀오 최자와의 열애설로 인한 악성 댓글로 그룹 활동을 중단했던 설리로 인해 그룹 인기에 제동이 걸렸다는 의견이 많아지면서 그에 대한 힐난의 목소리 역시 커졌다. 제시카 역시 브랜드 론칭 과정서 그룹 활동을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때문에 이번 달샤벳 멤버와 소속사 측간의 '아름다운 이별'이 눈길을 모았다. 지율과 가은의 계약만료가 다가오는 시점에서 이들과 충분한 대화를 나눴고, 이들의 미래를 위해 팀으로 묶어두기보다 개인 활동을 응원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실제 소속사 측은 지율과 가은의 새로운 소속사 찾기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 이주원 대표는 스포츠한국에 "대한민국 걸그룹 팀워크 중 우리 달샤벳은 어디 내놔도 최고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각자 생각하는 삶과 인생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5년을 가수로 해왔던 지율과 가은이 가수 활동보다 자기가 더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실제 가은은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블로그에 포스팅도 많이 하고 관심을 꾸준히 표현해왔다. 서로 이야기를 많이 나눠서 내린 결정인 만큼 지율과 가은이 내린 결정을 존중하고 응원한다"고 밝혔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그룹 활동에 어떤 돌파구가 없다고 느껴질 때 소속사가 가수들을 움켜쥐고 있는 것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젊은 친구들의 인생을 붙드는 일이 될 수도 있다"면서 "때문에 소속사 측의 용단 역시 중요하다. 이번 달샤벳 멤버들의 홀로서기 같은 경우는 근래에 보기 드문 모범적 사례라고 볼 수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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