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장동규기자 jk31@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배우 강동원(34)은 판타지(fantasy)다. 길쭉길쭉한 다리에 손바닥을 펴면 다 가려질듯 작은 얼굴 그리고 우수에 찬 눈빛까지, 강동원을 보며 여심(女心)은 뒤흔들린다. 11년 전 그가 노란 우산을 들고 큰 눈망울을 반짝거리는 장면은 아직까지도 '레전드' 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그의 매력은 외모에서만 나오지 않는다. 최근 '소'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끊임없이 일을 하는 그의 모습은 대중의 호감도를 높였다. 생소한 장르와 신인 감독에 구애받지 않는 도전정신 역시 빛난다.

▶ 빛나는 도전정신

요새 충무로에서 가장 '핫'한 배우를 꼽자면 단연 강동원이다. 강동원 주연의 영화 '검은 사제들'(감독 장재현·제작 영화사 집)이 개봉 4주차에 접어들었지만 식을 줄 모르는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검은 사제들'은 엑소시즘(exorcism, 구마)을 소재로 한다. 개봉 전 영화의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영화는 22일까지 누적관객수 444만8,734명을 동원하며 저력을 발휘 중이다. 11월 극장가 비수를 뚫고 무난하게 손익분기점(약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강동원의 도전정신이 빛났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장르적으로 생경한 엑소시즘과 장재현 감독의 첫 장편 입봉 작품이지만 그는 시나리오에서 받은 자신의 느낌을 믿었고, 두말하지 않고 작품에 임했다. 그의 도전정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미 촬영을 끝난 '검사외전'과 촬영에 들어간 '가려진 시간'의 감독이 모두 첫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 '검사외전' 이일형 감독, '가려진 시간' 엄태화 감독은 모두 강동원과 같은 81년생이자 강동원을 주연으로 내세워 상업영화 데뷔식을 치른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소재 역시 흥미롭다. '검은 사제들'은 오컬트, '검사외전'은 범죄오락, '가려진 시간'은 판타지 미스터리다.

강동원은 '검은 사제들' 홍보 인터뷰 당시 "재미있는 제안을 해준다. 안 할 이유가 없다"면서 "흥미롭게 모두 새로운 장르고, 새로운 이야기다. 그게 재미있다. 쉽지는 않겠지만 목표가 있어야 재미있는 것 같다. 성취욕도 크다"고 도전하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 쉬지 않는다, '소처럼 일하는 배우'

그에게 요즘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바로 '소'다. 소처럼 일한다고 붙여진 별명이다. 올해 벌써 그는 두 편의 영화를 찍었고, 한편은 촬영 중이다.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검은 사제들' 촬영에 나선 그는 2주 정도 쉰 뒤 바로 '검사외전' 촬영에 들어갔다. 현재 그는 '가려진 시간' 촬영에 한창이다. 세 편의 작품을 찍으며 알찬 2015년을 보내고 있다. 생각해보면 그는 늘 쉬지 않고 일해 왔다. 흥행작품을 내놓은 뒤 몇 년 간 작품을 하지 않는 톱스타들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2004년 첫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를 선보인 그는 이후 '늑대의 유혹' '형사 Duelist'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그놈 목소리' 등 1년에 한 작품씩 선보였다. 특히 2010년, 군에 입대하기 1년 전부터 '전우치' '의형제' '초능력자' '카멜리아' 등 무려 네 편의 영화를 찍었다. 제대 한 뒤 잠깐의 휴식기를 가진 뒤 '군도: 민란의 시대'와 '두근두근 내 인생'을 선보였다. 무엇보다 '군도'에서는 변치 않은 미모를 뽐내며 여전한 '동원 앓이'를 하게 했다.

▶ 사제복마저 우월하고, 또 우월하도다!

186cm의 길쭉한 신장을 지녔다. 끝이 보이지 않는 남다른 다리 길이와 자그마한 얼굴 등 우월한 비주얼로 강동원은 다양한 패션을 선보인다. 전매특허인 빛나는 도전정신은 패션 분야에서도 빛이 난다. 앞서 강동원은 '검은 사제들' 제작보고회와 언론시사회에서 독특한 패션을 선보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제작보고회 당시 가죽 바지에 9cm 킬힐을 신고 등장해 스포트라이트를 한 번에 받았던 그는 언론시사회에서도 얼룩말 무늬의 롱코트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일동 "우와~"라는 감탄사를 내뱉게 만드는 패션과 그런 패션마저도 '강동원스럽게' 표현해내며 "역시 강동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검은 사제들'에서도 그의 우월한 의복 소화 능력은 또 다시 두드러진다. 강동원은 영화 속 신학생 역할에 맡게끔 다양한 사제복을 입고 등장한다. 무엇보다 그가 흰 로만칼라(기독교 성직자의 복장에서 목을 두르는 옷깃의 한 종류)를 채우고 발목까지 내려오는 수단을 입고 걸어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 런웨이이자 패션쇼였다.

강동원은 "사실 여자들이 수단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몰랐다. 굉장히 좋아하더라. 남자들은 (여자의) 복장에 판타지가 있는데 여자들은 있을지 몰랐다"고 여성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일이면 일, 패션이면 패션, 얼굴이면 얼굴. 강동원 정녕 그는 판타지(fantas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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