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스펙터' 사진=UPI 제공.
[스포츠한국 장서윤 기자] 이번 작품을 끝으로 안녕을 고하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마지막으로 출연하는 '007' 시리즈인 '007 스펙터'(감독 샘 멘데스 수입 UPI코리아)가 6일 언론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죽은 자가 살아오다'는 자막 글과 함께 시작되는 작품은 시끌벅적한 거리 축제를 무대로 시작을 알린다. 멕시코 전통 축제인 '죽은 자들의 날'을 배경으로 촬영된 오프닝 장면은 활력넘치면서도 비밀을 품은 듯한 분위기다.

제임스 본드(다니엘 크레이그)는 최악의 위기 속에서 임무 수행에 나선다. 멕시코에서 폭발 테러가 일어난 후 M16은 해체에 몰리고 자신의 과거와 연관된 암호를 추적하던 중 자신이 '스펙터'라는 조직과 연관된 사실을 알게 되고, 궁지에 몰린 M16은 본드를 포기하려 한다.

이처럼 조직의 위기 속에서 시작된 본드의 활약은 본드의 과거 인물들이 하나 둘씩 밝혀지며 이전 시리즈와는 다른 색깔을 보여준다. 부모님과 함께 자란 친구 등 그동안 다뤄지지 않던 본드의 성장 배경이 이번 시리즈에서는 비중있게 그려지는 것.

작품의 스케일은 어느 시리즈 못지않게 화려하다. 설원에서 펼쳐지는 대규모 폭발 장면과 이탈리아 로마, 오스트리아 솔덴에 이어 모래 폭풍 속에서 촬영한 북아프리카 탕헤르와 사하라 사막 배경 등은 볼거리에 대한 재미를 톡톡히 주고 있다.

'007 스펙터' 사진=UPI 제공.
'007 카지노 로얄' '007 퀀텀 오브 솔러스' '007 스카이폴'에 이어 네 번째로 007로 나선 다니엘 크레이그는 007에 가장 적합한 듯한 캐릭터를 보여준다. 나이를 잊은 탄탄한 몸매와 미인들과의 데이트,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에도 악당을 향해 날리는 유머러스한 대사는 007 시리즈를 그리워해 온 팬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반가운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지나치게 전형적인 이야기 구성과 인물 설정은 핸디캡으로 작용할 것 같다. 예측 가능한 제임스 본드의 행보와 줄거리는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새롭게 합류한 본드걸 레아 세이두는 지적이고 냉철한 여성으로 분한다. 비상한 재능을 지닌 정신과 전문의 매들린으로 아버지와 제임스 본드의 피치 못할 강등으로 인해 우연찮게 본드의 파트너가 된 그는 이전 시리즈의 본드걸에 지성미를 더했지만 그다지 다르지는 않다.

신비스러운 여인으로 등장하는 모니카 벨루치는 극 초반에 등장했다 곧 사라지지만 매혹적인 잔상을 남기고 떠난다.

탄생 53년째로 영화 사상 최장 시리즈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는 007의 스물 네 번째 작품인 '007 스펙터'는 신선도 면에서는 아쉽지만 007 시리즈만이 가지는 유쾌 통쾌함, 제임스 본드의 유머를 사랑해 온 팬들에게는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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