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선예 니콜 소희 설리 제시카(시계 방향으로), 이혜영기자 lhy@hankooki.com, 이규연기자 fit@hankooki.com, 장동규기자 jk31@hankooki.com)
[스포츠한국 조현주기자] 제2의 삶을 꿈꾸는 아이돌 그룹 출신 멤버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가요계를 대표하는 두 걸그룹의 소식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소녀시대 전 멤버였던 제시카는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완전히 해지했고, f(x) 설리는 팀 탈퇴를 결정했다. 소녀시대, f(x) 멤버로 이름을 알렸던 이들이지만 이제 소속사와 그룹의 후광을 버리고 홀로서기에 나선다.

이처럼 팀을 탈퇴하고 제2의 삶을 꿈꾸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팀을 생각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존재하기도 하지만 자신들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위해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선 이들을 응원하는 목소리 역시 분명 존재한다.

지난해 9월 소녀시대에서 탈퇴한 제시카는 지난 6일 SM엔터테인먼트와도 완전히 결별했다. 소녀시대에서 탈퇴할 당시 자신의 브랜드를 론칭한 제시카는 디자이너의 삶은 물론 연예계에서 다방면으로 활약할 것임을 예고했다.

제시카의 법무법인 세종 측은 "제시카가 한국과 중국 등 해외에서 활동을 하기 위해 적절한 기획사를 찾고 있다. 단독으로 회사를 설립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의 연예계 활동에 대해 "제시카는 그동안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 활동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연예활동을 폭넓게 지속하고, 별개로 사업도 병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녀시대에서 태연과 함께 메인 보컬로 활약한 만큼 솔로 음반 활동 역시 점쳐지고 있는 상황. 여기에 능통한 외국어를 바탕으로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등 제시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을 총동원해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활약할 예정이다.

제시카의 계약 해지 소식을 전한 하루 뒤인 7일 SM엔터테인먼트는 설리의 팀 탈퇴 역시 공식화했다. 그동안 무성한 소문으로만 나돌았던 설리의 탈퇴를 공식인정한 것.

SM엔터테인먼트는 "걸그룹 f(x)가 4인조로 재편된다"며 "현재 스케줄을 최소화하며 휴식 중인 설리와 앞으로 활동에 대해 논의, 본인의 의사를 존중해 팀을 탈퇴하고 연기 활동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해 7월 연예활동 휴식을 선언한지 1년여 만에 내린 결정이다.

설리는 f(x) 데뷔전 배우로 먼저 활동했다. 아역 배우로 SBS '서동요'에 출연했던 그는 그룹 활동 중에도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와 영화 '해적' '패션왕' 등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당시 설리는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냈다는 평을 얻었다. 때문에 업계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설리의 컴백작은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기 때문.

그러나 설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역시 존재한다. 지난해 다이나믹 듀오 최자와의 열애설로 인한 악성 댓글로 그룹 활동을 중단한 설리로 인해 그룹 인기에 제동이 걸렸다는 것. 여기에 최근에는 가수 활동을 하면서도 수준급의 연기를 보여주는 '연기돌' 역시 많은 만큼, 배우 전향을 선언한 설리의 숙제가 가중됐다.

원더걸스의 두 멤버 역시 최근 그룹 탈퇴를 선언하고 팬들에게 인사의 말을 전했다. 최근 탈퇴했던 멤버인 선미가 재합류해 4인조 그룹으로 재편성한 원더걸스가 선예와 소희의 탈퇴를 공식 발표했다. 2013년에 결혼해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선예는 아직 가정과 육아에 집중할 때라고 판단했다. 소희 역시 배우로 입지를 다지고 싶다는 의견을 JYP엔터테인먼트 측에 전달했다. 배우의 길을 걷기 위해 이병헌 진구 이희준 등 쟁쟁한 배우들이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이적한 소희는 드라마 '하트투하트'와 영화 '부산행' 등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배우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카라의 니콜과 강지영은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 있다. DSP미디어에서 가수 이효리 스피카 등이 소속된 B2M엔터테인먼트로 소속사를 옮긴 니콜은 지난해 솔로 가수로 데뷔 무대를 치렀다. 지난 6월에는 일본에서 첫 솔로 앨범을 내고 팬미팅을 진행하는 등 해외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강지영은 일본으로 넘어가 배우로 활동 중이다. 지난해 일본 연예 기획사 스위트 파워와 전속계약을 체결한 강지영은 일본 NTV '지옥선생 누베'를 시작으로 영화 '암살교실', 아사히TV '민왕'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민왕'에서는 한국 출신 배우 중 일본 드라마에서 최초로 일본인 역할을 맡기도 했다. 17일에는 '암살교실' 홍보를 위해 1년여 만에 한국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기자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보이 그룹 역시 다르지 않다. 엠블랙에서 탈퇴한 이준과 천둥은 TV와 스크린에서 모습을 비추고 있다. "연예 활동에 대한 회의감"으로 유키스에서 탈퇴한 동호는 지난 5월부터 서울의 한 클럽에서 'DJ 동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그룹에서 탈퇴를 결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 과정에서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왔던 멤버들끼리 반목하고 갈등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룹 활동을 하면서 느꼈던 개인적 활동에 대한 제약과 개인의 목표나 꿈 등이 충돌하면서 홀로서기에 나서는 아이돌 멤버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며 "용기를 내서 홀로서기에 나서지만 대중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홀로서기를 선언한 후 서둘러서 개인 활동에 욕심을 내는 것보다 내실을 다지고 새로운 꿈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