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대 번화가 침사추이 한복판에서 송출되고 있는 '삼시세끼' 광고. (사진=조현주 기자)
[홍콩=스포츠한국미디어 조현주기자] 2005년 방영된 드라마 ‘대장금’으로 시작된 홍콩 한류가 어느덧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이제 홍콩 번화가 어느 곳에서든 한류스타의 입간판과 한국 화장품 브랜드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국내에서 방영되고 있는 TV 프로그램들은 홍콩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실제 홍콩 최대 번화가 중 하나인 침사추이에서는 케이블채널 tvN ‘삼시세끼’ 방송 예고편이 전광판을 통해 송출되고 있었다. 홍콩에서 만난 관계자는 ‘꽃보다 할배’ 역시 홍콩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홍콩의 한류는 중국 내륙, 일본 등 한류 성숙기에 접어든 다른 나라들과는 조금 다른 영상을 보이고 있다. 한류스타들이 크게 인기를 누리기보다 아티스트들이 공연을 하기에 좋은 곳으로 홍콩이 꼽히고 있는 것. 우경화로 인한 혐한류의 골이 깊어진 일본이나 아직은 정부 규제 등 기타 저해요인이 많은 중국 내륙 등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소녀시대는 지난 2012년 홍콩을 아시아순회공연의 첫 일정으로 선정했고, 신화 역시 지난해 아시아 투어의 첫 일정으로 홍콩을 택했다. 데뷔 10주년을 맞은 JYJ 역시 지난 8월 홍콩을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의 포문을 열었다.

케이블채널 엠넷은 3년 연속 ‘Mnet Asian Music Awards’(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이하 MAMA)를 홍콩에서 개최하고 있다. ‘MAMA’는 지난 1999년 Mnet 영상음악대상으로 시작해 2009년 ‘MAMA’로 확대되면서부터 싱가포르, 마카오, 홍콩 등 해외에서 개최되고 있다. 홍콩은 2012년부터 3년 연속 시상식 장소로 선택됐다.

3일 홍콩 아시아월드 엑스포에서 ‘2014 MAMA’가 열리기 전 엠넷 측은 관계자 간담회를 열고 홍콩에서 시상식을 3년 동안 진행해온 이유를 설명했다. ‘2014 MAMA’ 기획·총괄을 맡은 CJ E&M 김현수 팀장은 “‘MAMA’가 지향하는 것은 단순 K팝 시상식이 아니다. 아시아 시상식을 지향한다. 한국에서 시작을 했지만 아시아 사람들이 알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2009년 ‘MAMA’로 이름을 개명하고 아시아 투어를 시작했다. 그때 피부로 느껴지는 부분이 분명히 달랐다”고 말했다.

이어 “홍콩은 아시아-퍼시픽의 산업 경제 문화의 중심지고 지리적 접근성이 높다. 또 중화권의 게이트웨이라는 전략상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K팝에 관심 있는 아시아인들은 누구나 ‘MAMA’를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공연 이후 첫 아시아 투어의 장소로 홍콩을 선정했던 JYJ의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측은 당시 “홍콩은 어떤 문화에든 개방적이고 해외 아티스트들이 편하게 무대에 설 수 있는 곳”이라며 “관광과 무역의 도시이기 때문에 항공이나 숙박 등 편의시설이 잘 돼있고, 음악 콘텐츠 사업이 발달했기 때문에 여러 네트워킹을 수행하기에 편리하다”며 홍콩만이 가지고 있는 이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엠넷 측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MAMA’의 관람객 중 30%만이 홍콩인들이다. 나머지는 중국 내륙이나 아시아권에서 ‘MAMA’를 즐기기 위해 홍콩으로 오고 있는 것. 물론 처음부터 홍콩 측에서 ‘MAMA’를 환영했던 것은 아니다. 인지도가 부족했기에 홍콩 내에서 미팅을 가지려고 하면 냉소적인 반응을 얻기도 했다. 하지만 3년 동안 홍콩이 지니고 있는 지리적 특징과 협력업체들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체결함으로서 ‘MAMA’의 브랜드를 확고히 다지는데 성공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자신을 엑소의 팬이라 밝힌 아이링(여·17)은 “중국 심천에서 ‘MAMA’를 보러 왔다. 심천과 홍콩은 기차를 타고 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오는 데에 전혀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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