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선공개 선택한 아이돌
스토리텔링 유행
전체 틀 중요한 정규 앨범에는 부적합 할수도

사진=한국아이닷컴 DB
[스포츠한국 이정현기자]퍼포먼스가 대세 이긴 대세인가 보다. 의례, 컴백을 예고할 때 타이틀곡이 아닌 수록곡 중 일부를 선공개하는 것이 정석처럼 여겨지곤 한다. 본격 앨범 발매를 앞두고 음악 팬들의 관심을 끈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최근 음원 대신 퍼포먼스를 먼저 공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음원 대신 무대 퍼포먼스로 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신전략이다.

퍼포먼스를 부각시키는 이런 움직임은 최근 스토리텔링을 무대에 담으려는 것과 발을 같이 한다. 2013년 최고의 아이돌 자리에 오른 엑소의 성공이 대표적이다. 엑소는 ‘늑대와 미녀’(Wolf) 공개 당시 음원 발매일보다 5일 앞서 음악 방송에 출연했다. 음원과 퍼포먼스의 조화에 음원 차트 뿐만 아니라 앨범 판매 차트에서도 선전했다. 소녀시대의 ‘미스터미스터’가 음원 공개 후 지지부진한 성적을 거두다 퍼포먼스 공개 후 차트가 급상승한 것도 함께 해석 가능하다.

퍼포먼스가 주목 받으며 등장한 이런 전략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두 번째 미니앨범 ‘뱅 더 부쉬’(BANG the BUSH)를 발표한 그룹 백퍼센트는 17일 쇼케이스 날이자 앨범 발매일 이전인 13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타이틀곡 ‘심장이 뛴다’ 첫 무대를 선보였다. 언론을 대상으로 한 쇼케이스 이전 퍼포먼스를 방송을 통해 먼저 공개한 셈이다. 대중은 ‘엠카’를 통해 백퍼센트의 무대 퍼포먼스를 먼저 경험했고 관심으로 이어졌다. ‘심장박동춤’ ‘환생춤’ 등이 돋보인 프랑켄슈타인 콘셉트가 눈길을 끌었다.

백퍼센트 소속사 티오피미디어 관계자는 “이번 컴백을 준비하면서 가장 신경 쓴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프랑켄슈타인이란 콘셉트로 나왔는데 단순 비주얼 뿐만 아니라 노래와 가수, 안무, 뮤직비디오 등이 하나로 합쳐져서 하나의 이야기, 종합 퍼포먼스가 된다”며 “이를 가장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대를 접하는 것이 우선이다. 음원이 먼저 공개되면 밋밋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무대를 통해 격상되는 효과가 있다”고 했다.

최근 유투브 등을 통해 그룹 댄스 연습 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퍼포먼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다. 단순 관심 끌기 용이었던 댄스 안무 비디오가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대표 아이템이 된 것. 또 정지된 카메라를 통해 100% 순수한 안무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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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은 있다. 앨범으로 컴백할 경우 특정 곡의 퍼포먼스가 부각되면 다른 수록곡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다. 그래서 전체 틀이 중요한 정규 앨범에서는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한 관계자는 “선공개 곡으로 컴백하는 방식의 경우, 다양한 장르를 선택함으로써 음악적인 면을 강조할 수 있다. 하지만 퍼포먼스 선공개일 경우 무대에 대한 잔상이 남아있다 보니 해당 장르가수로 각인되는 부작용이 있다. 수록곡이 많지 않은 미니앨범에 적합한 방식”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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