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채널CGV 드라마 '프리즈' 출연

"같이 '얼짱'이라고 불렸던 친구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모습을 집에서 TV 통해 보고 있노라니 '나는 뭘하고 있나'하는 조급증이 생기더라고요. 한때 우울증까지 생길 정도로 심각했었어요."

18일 오후 서울 용산CGV에서 열린 5부작 드라마 '프리즈'(극본 한재남ㆍ이진우, 연출 정재훈)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원조 얼짱 스타' 박한별(22)은 MBC 드라마 '한강수 타령' 이후 한동안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시절의 심리상태를 이렇게 표현했다.

"작품 의뢰는 종종 들어왔지만 (연기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어요. 나 자신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한 뒤 시청자들을 만나고 싶었던 거죠. 하지만 집에서 쉬면서 과거 저와 함께 신선한 얼굴로 주목받았던 친구들이 날로 발전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자격지심에 빠졌죠. 이렇게 가만히 있다보면 계속 뒤쳐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인터넷 얼짱'으로 스타덤에 올랐던 박한별이 '연기를 못한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얼마나 맘고생이 심했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하지만 '프리즈'의 경우 100% 사전제작이었기 때문에 부담이 덜할 것 같았고 감독님이 완벽하게 다듬어줄 것 같아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프리즈'에서 스스로의 연기에 만족하느냐고 물어보았다.

"글쎄요. 그 전에 워낙 못했기 때문에…전보다는 나아진 것 같기는 한데… 여러분들이 보기엔 어떠세요?"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프리즈'에서 박한별이 맡은 역은 390살 먹은 흡혈귀로 등장하는 이서진이 시공을 초월해 사랑하게 되는 순진한 여고생 김지우다.

사랑을 잃어버린 채 390년간 살아오면서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린 흡혈귀 백중원(이서진)과 그런 중원을 바라보기만 하며 변함없는 사랑을 보내는 또다른 흡혈귀 이화(손태영), 냉소적인 중원의 삶에 새로운 빛을 던지는 김지우 등 세 명의 주인공이 이야기를 끌고 간다.

"김지우라는 인물이 제 실제 나이보다 어린 여고생으로 설정돼 있기 때문에 연기하기가 크게 어렵진 않았던 것 같아요. 지우가 표현하는 10대의 통통 튀는 발랄함이 실제 제 캐릭터와 비슷한 측면도 있고요. 서진 오빠와 태영 언니가 무척 잘해줘서 마음 편하게 연기했던 것 같아요."

"얼짱보다는 (훌륭한) 배우로 불리고 싶다"는 박한별에게 "얼짱이라는 타이틀이 부담스러운가"라는 질문을 했다.

"그렇진 않아요. 얼짱 열풍 덕분에 혜택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누가 뭐래도 박한별이라는 이름이 널리 알려지게 된 계기는 얼짱이라는 타이틀 때문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배우가 되고 싶어서 뛰어들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얼짱보다는) 배우로 불리고 싶어요."

'흡혈귀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룬 '프리즈'는 5개월 전에 이미 제작이 끝난 상태로 CJ미디어의 영화전문 케이블 채널인 채널CGV가 27일부터 방송할 예정이다.

2003년 영화 '여고괴담3-여우계단'의 주연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박한별은 SBS '요조숙녀'와 MBC '한강수타령'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다가 지난해 봄부터 한동안 휴식기를 가졌으며, 14일부터 MBC 전파를 타고 있는 '환상의 커플'에도 오유경 역으로 등장하고 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