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1 시대극 '서울 1945' 파란만장 인생 억척녀 연기

한은정 화보
"그동안 저의 도시적인 이미지를 어떻게 바꿀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미니시리즈에서 청순한 역을 맡아 봤지만 바뀌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시대극에 도전했습니다."

탤런트 한은정이 기존의 도시적이고 섹시한 이미지를 벗고 정통 시대극에 도전한다. 일제 치하 어려운 환경의 집안에서 태어나 파란만장한 인생을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역을 맡았다.

한은정은 22일 오후 경남 합천에서 열린 KBS 1TV 드라마 '서울 1945'(극본 이한호 정성희, 연출 윤창범 유현기)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에게 고착된 이미지에 대한 말로 입을 열었다. 그만큼 늘 그를 따라다니던 '섹시' '도회적'이라는 단어가 부담이었던 것. 그 부담이 이 드라마 출연으로 이어진 셈이다.

"배우들이 대하드라마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지만 저는 큰 마음 먹고 출연을 결심했어요. 그동안 화면에 비치는 모습과 실제 제가 달랐기 때문에 내적인 이미지를 보여줄 드라마를 골랐죠. 저를 아는 사람은 제가 평소에 도도하거나 섹시하다고 생각하지 않거든요."

사실 한은정은 2002년 SBS '명랑소녀 성공기' 이후 섹시한 이미지가 그대로 굳어졌다. MBC '남자의 향기' 등에서 청순가련형 캐릭터를 맡았지만 이미지가 쉽게 바뀌지 않았다.

내년 1월7일부터 방송하는 60부작의 이 드라마에서 그는 일제 치하부터 한국전쟁 이후까지 격변하는 시대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김해경 역을 맡았다. 부잣집 별장 집사의 딸로 태어나 광복 후 사교계의 여왕으로 떠오르는 인물이다. 사랑하는 남자 최운혁(류수영)을 북으로 보내고 간첩죄로 사형을 구형받는다.

김해경은 미 군정기에 실존했던 인물인 김수임에서 모티브를 따 온 캐릭터다. 김수임과 사랑을 나눴으며 김일성 정권의 초대 외무장관을 지낸 이강국은 최운혁으로 극화됐다.

극중에서 김해경은 실제로 사형에 처해진 김수임과 달리 한국전쟁 와중에서 살아남아 남부군으로 편입하게 된다. 드라마는 역사적인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는 있지만 멜로 라인에 무게 중심을 둘 예정이다.

시대극에 처음 도전하는 만큼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김해경은 17살부터 26살까지의 연령대를 소화하며 촌스러운 저고리부터 화려한 양장까지 입는다"며 "시대극에 출연했다는 이유로 CF 섭외가 줄어들어도 연기적으로 만족할 결과를 얻는다면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한은정은 또 촬영에 앞서 어머니 세대의 가난, 슬픔, 전쟁 등을 간접 체험하기 위해 일본 소설 '오싱'을 독파했다. "감독님의 추천으로 읽었다"는 그는 "어떻게 하면 당시 상황과 김수임이라는 인물에 사실적으로 접근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주위에서 무엇을 하라고 시켜서 연기를 했는데 '풀하우스' 출연 후 연기에 대한 열정을 처음으로 느꼈다"며 "한 장면이라도 흐지부지하게 찍으면 내 이름이 먹칠된다는 각오로 촬영에 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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