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롯데지주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건강 관리에 중요성이 커지자 국내 유통 대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CJ제일제당, 신세계에 이어 롯데지주도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바이오헬스산업을 5대 메가테크로 선정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헬스케어 산업 진출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700억원을 출자해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헬스케어 전문회사 ‘롯데헬스케어’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롯데헬스케어는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내 몸을 정확히 이해하는 새로운 건강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맞춤형 건강기능식품뿐만 아니라 섭취 방식, 맞춤형 식단, 운동 등 건강 관리를 위한 코칭 서비스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또 헬스케어 플랫폼 사업 기반으로 국내 웰니스(Wellness) 시장 선점 후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유전자 진단, 개인 맞춤 처방 등 영역에서 경쟁력 있는 전문기관과 외부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협업도 적극 추진한다.

플랫폼 정착 후에는 개인 유전자 NFT(Non-Fungible Token·대체 불가능한 토큰), 웰니스 의료기기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플랫폼과 연계할 수 있는 오프라인 센터를 통한 글로벌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우웅조 롯데지주 신성장3팀장은 “롯데헬스케어는 언제, 어디서나 고객의 건강한 삶을 위한 생활밀착형 건강 관리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룹사 뿐만 아니라 외부기관과 다양한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플랫폼 사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 1월 진행된 CJ바이오사이언스 출범식 사진. (왼쪽부터)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 천종식 CJ바이오사이언스 대표, 황윤일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부문장. 사진=CJ제일제당 제공
롯데에 앞서 CJ제일제당과 신세계도 헬스케어 시장에 진출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월 CJ바이오사이언스와 CJ웰케어 등을 출범해 바이오와 건기식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글로벌 최고 수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용어로, 사람의 몸속에 존재하는 수십 조 개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일컫는다.

이 회사는 마이크로바이옴 유용성이 소화질환, 비만, 당뇨, 암, 우울증, 알츠하이머 등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국내외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신약 개발은 물론 유전체 진단,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은 2002년 CJ뉴트라라는 브랜드로 시작한 건기식 사업을 올해부터 CJ웰케어로 분리했다. 이를 통해 대표 건기식 브랜드인 ‘BYO유산균’을 강화하고 개인 맞춤형 건기식 제조 및 소분(小分) 판매에도 나설 예정이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2020년부터 맞춤형 건기식 추천 매장 ‘아이엠’을 운영하고 있다. 개인 건강 상태와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해 필요한 영양제를 1회씩 소포장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에 앞서 건기식 자체 개발 상품 브랜드 ‘바이오퍼블릭’도 론칭, 노브랜드를 통해 제품을 판매 중이다.

이마트 역시 CJ와 마찬가지로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기업인 고바이오랩과 손잡고 올해 1분기 내 신규 합작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양사는 대량 생산이 가능한 전용 생산시설을 구축, 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내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유통기업들이 헬스케어 시장에 뛰어드는 배경은 시장의 높은 성장성에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제약과 바이오산업 중요성도 확대됐다. 국내 헬스케어 시장은 연평균 6.7%씩 성장해 오는 2030년 약 450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마무리됨에 따라 기업들의 헬스케어 사업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윤 당선인은 유세 당시 “바이오헬스 한류시대를 열겠다”며 바이오헬스산업을 항공우주, 탄소중립, 양자, AI반도체·로봇 등과 함께 5대 메가테크 분야로 육성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강 요소가 경제 발전 원동력이 되는 ‘건강 기반 경제’로 변화함에 따라 관련성이 낮은 산업군에서도 시장 진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ICT 기반 의료 데이터 분석 기술 발전과 유전자검사(DTC) 규제 완화 등이 헬스케어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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