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21’이 지난 21일 막을 내렸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개최한 후 2년만에 오프라인 전시를 재개해 수많은 게이머들을 흥분시켰다. 전시회 슬로건 역시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로 현장을 찾은 참관객에게 다양한 게임 프로그램 및 콘텐츠를 소개했다.

이번 지스타2021은 국내 게임산업의 변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는 ‘메타버스’부터 게임을 즐기면서 돈을 버는 ‘P2E’, 그리고 눈으로 즐기는 게임인 ‘보는 게임’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

레드브릭은 메타버스 플랫폼 '위즈랩'을 활용해 직접 게임을 만들 수 있다.
먼저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VR·AR 서비스나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해 접속한 온라인 플랫폼에서 각자 만든 아바타로 경제·여가활동을 할 수 있는 가상공간이다. 대표적인 메타버스 게임 플랫폼으로는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 네이버 제페토, 포트나이트 등이 있다.

메타버스는 이번 지스타 2021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이기도 하다. 메타버스는 게임이 구현하는 가상세계와 기술적인 요소, 서비스 형태가 매우 유사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다른 분야보다 게임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참가업체를 살펴보면 메타버스 창작 플랫폼 ‘위즈랩’을 운영하는 레드브릭은 현장에서 간단한 교육을 통해 2D게임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기회도 진행했다. 블록코딩을 기반으로 한 위즈랩은 누구나 한시간 정도 교육만 받아도 손쉽게 2D 게임 하나를 만들어 구글플레이 등에 유통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밖에도 SK텔레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를 비롯해 △게임 및 메타버스 엔진 개발사 에픽게임즈 △실시간 3차원(3D) 콘텐츠 제작 및 운영 플랫폼 제공업체 유니티 △더 샌드박스의 핵심 개발자들이 지스타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진행했다.

온라인을 통해 지스타2021 부스에서 열리는 이벤트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지스타 행사에서 '보는 게임'은 확고한 산업 트렌드로 자리잡은 모습이다. 2019년 스트리밍 채널 유튜브가 처음으로 지스타에 참가하기 시작했고, 2020년에는 공식 온라인 방송 채널 '지스타TV'를 통해 e스포츠 관련 방송을 진행하는 등 보는 게임의 비중을 대폭 확대했다.

올해 지스타 또한 참관객 입장 수가 제한되는 특수상황을 고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온라인 방송 중계를 병행하며 지스타를 집에서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아프리카TV와 트위치TV에서 운영되는 지스타TV에서는 현장의 생생한 모습을 온라인으로 전달하고, 온라인 방송을 위한 특별 무대를 별도로 마련하여 e스포츠 대회, 코스프레 어워즈를 비롯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KT 올레 tv ‘뷰플레이’ 메인 화면 이미지.
최근에는 IPTV 기반의 보는 게임 전용 서비스도 등장했다. KT 올레 tv ‘뷰플레이’는 ‘게임은 누워서 봐야 제맛'이라는 슬로건으로 거실 또는 안방의 대화면 TV를 통해 게임 영상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서비스다. 샌드박스네트워크 소속 크리에이터들의 영상을 비롯해 아프리카 TV 생중계 방송과 아프리카 TV VOD 및 KT 롤스터 e스포츠 경기 등 1만 편 이상의 게임 콘텐츠를 제공한다.

과금을 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짧은 시간 동안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게임부스가 인기를 끌었다.
게임업계의 성공 공식인 ‘페이 투 윈’은 이번 지스타2021에선 ‘페이 투 펀’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게임업계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과금을 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짧은 시간 동안 재미를 극대화할 수 있는 요소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페이 투 펀 트렌드를 관통하는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배틀그라운드’, ‘어몽 어스’, ‘폴가이즈’, ‘카트라이더’ 등이 있다. 특히 배틀그라운드의 제작사 ‘크래프톤’은 이번 지스타 2021에서 B2C 부스를 꾸리고 전 세계 출시 예정 신작 모바일 게임인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를 홍보하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는 PC 온라인 게임 ‘펍지: 배틀그라운드’를 기반으로 개발한 차세대 모바일 배틀로얄 게임이다.

페이 투 펀 게임 트렌드의 핵심은 바로 ‘공정 경쟁’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같은 환경에서 출발해 경쟁하고 결과를 내며, 다시 도전하는 과정을 거친다. 빠르게 승패를 가르고 다음 게임으로 전진하는 점은 Z세대가 선호하는 인스턴트형 콘텐츠의 특징에도 부합해서 내년에도 이러한 트렌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