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에게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20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맥도날드가 법질서를 유린하고 있다"고 규탄하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맥도날드가 아르바이트 노동자 임금을 연간 약 500억원 체불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와 더불어 한 맥도날드 매장 관리자가 노동자를 지속적으로 폭언·폭행하고 장애인 노동자를 인권유린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아르바이트노동조합, 민생경제연구소 등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맥도날드에게 사회적 책임을 촉구하는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0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질서를 유린하는 맥도날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맥도날드가 크루(crew)라고 부르는 아르바이트 노동자 임금을 연 500억원 체불했다고 주장했다. 노동자 유니폼 환복 시간을 근로시간으로 쳐주지 않아 미지급한 140억원, 근로시간을 근로 계약서에 명시된 소정근로시간보다 적게 축소해 미지급한 휴업수당 360억원 등을 합한 금액이다.

대책위는 “맥도날드는 노동자가 스케줄을 신청한 후 임의로 시간과 날짜를 조정·배치해 통보하며 노동자는 ‘확정’ 버튼만 누를 수 있게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며 “맥도날드는 노동자 근로시간을 근로계약에 명시된 소정근로시간이 아닌 매장 매출과 시간, 프로모션 행사에 따라 임의로 변경·조정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퇴근을 위해 옷을 갈아입는 시간도 임금을 지급해야 함에도 맥도날드는 이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스케줄 임의 변경, 환복 시간 등 미지급된 임금만 합산해도 연간 500억원에 육박할 정도”라고 말했다.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이 있었다는 폭로도 이어졌다. 특정 매장에서 지난 4년 동안 관리자가 노동자에게 폭언, 폭행, 차별 등을 일삼았으며, 장애인 노동자에 대한 폭행도 이뤄졌다는 것.

대책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노동자가 맥도날드 본사 인사 담당자에게 제보를 했음에도 회사는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며 “제보 이후에도 직장 괴롭힘은 최근까지 계속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 매장에서 발생한 심각한 문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데 전국 매장은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확신할 수 있을까”라며 “최근 발생한 ‘유효기간 스티커 갈이’ 사태에 대해 전국 400개 매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약속했는데 과연 이는 지켜지고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맥도날드가 직원들의 노동력을 착취한다는 의미를 담은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는 정부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에는 임금 체불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 2명과 괴롭힘 피해자들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맥도날드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해 내부적으로 확인 중에 있다”고 말을 아꼈다. 앤토니 마티네즈 맥도날드 대표는 21일 진행되는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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