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한 백화점 내 유니클로 매장에서 시민들이 유니클로가 '화이트 마운티니어링'과 협업한 신상품 구매를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의 첫 매장인 롯데마트 잠실점이 불매운동과 코로나19 여파를 이겨내지 못하고 폐점 수순을 밟는다. 고가 브랜드와 협업한 한정판 제품이 온·오프라인에서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15일 유니클로는 롯데마트 잠실점을 오는 24일 공식 폐점한다고 밝혔다. 해당 매장은 2005년 서울 영등포점, 인천점과 함께 문을 연 유니클로 국내 첫 매장이다.

유니클로는 지난 2019년 8월 일본 수출 규제로 국내 ‘NO재팬’ 불매운동이 시작되면서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았다. 이후 코로나19까지 장기화되며 영업에 타격을 입었다.

유니클로 매장은 불매운동 이후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다. 매장 수는 2019년 190여개에서 현재 130여개로 줄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플래그십 스토어 명동중앙점도 문을 닫았다. 자매 브랜드인 지유(GU) 역시 지난해 5월 국내 오프라인 사업을 철수한 바 있다.

사진=유니클로 홈페이지 캡쳐
그러나 유니클로 한정판 마케팅만큼은 불매운동을 뚫고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 독일 디자이너 ‘질 샌더’와의 협업 상품에 이어 이번에는 명품 패딩 브랜드 ‘화이트 마운티니어링’과 협업한 제품이 소비자들을 줄 세우는데 성공했다.

유니클로는 이날(15일) 온·오프라인에서 ‘유니클로&화이트 마운티니어링 컬렉션’ 판매를 시작했다. 화이트 마운티니어링은 2006년 디자이너 요스케 아이자와가 설립한 아웃도어 브랜드다. 겨울 패딩이 300만원대, 봄·가을 재킷은 200만원대로 고가다. 이번 유니클로와의 협업 제품은 4만~15만원대로 저렴하게 책정돼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오프라인 매장은 아침부터 제품을 사기 위한 고객들의 긴 행렬이 이어졌다. 온라인 몰 역시 대표 상품인 파카 전 색상 모든 사이즈와 여성 파카와 남녀 재킷 등이 품절됐다. 온·오프라인 모두 구매 수량이 1인 당 2점으로 제한됐지만 물량은 빠르게 소진됐다.

유니클로는 홈페이지를 통해 “고객 여러분의 뜨거운 관심으로 일부 인기 상품 색상·사이즈 품절이 발생하고 있는 점 양해 말씀드린다”고 공지를 띄웠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명품 협업 상품에겐 선택적 불매운동을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한편 유니클로의 가성비 전략이 통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누리꾼들은 “일본 불매 현상이 시들해졌다”, “패딩을 사고자 줄을 서다니 한심하다” 등의 의견을 냈다. 반면 “협업을 떠나 패딩 가격이 10만원이라는 것부터 가성비 상품”, “소비자들이 가격과 품질에 만족할 만한 국내 상품이 나와야 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지난해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 매출액은 5746억622만원으로 전년 대비 41%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약 7배 불어난 129억1394만원이다. 다만, 폐점과 관리비용 개선으로 2021년 회계연도(2020년 9월~2021년 8월) 기준 흑자 전환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매운동이 시작되던 2019년에도 매장 대신 온라인으로 제품을 구매한 ‘샤이 유니클로족’은 존재했다”며 “이번 품절 대란은 유니클로 제품이라는 인식보다 고가 브랜드와 협업했다는 사실에 소비자들의 구매가 이어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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