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최근 정치권에서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이슈다. 이에 카카오는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관련 사업부문의 철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진 카카오 사업부문은 헤어샵과 문구 소매, 대리운전, 그리고 스크린골프 등이다. 이 중에서 헤어샵과 문구 소매는 골목상권 침해를 어느 정도 수긍하며 철수한다는 입장을 굳혔다. 대리운전의 경우 카카오모빌리티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만큼 철수보다는 기존 업계와 협력방안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반면 스크린골프는 상황이 좀 다르다. 스크린골프 시장은 한때 80% 이상 골프존이 장악하고 있었다. 현재도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골프존은 연매출 3000억원에 달하는 중견기업으로, 골목상권 사업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골프존이 점유율을 앞세워 가맹점 갑질 논란에 휩싸인 전례가 있었던 만큼 카카오VX의 '프렌즈 스크린' 등장이 오히려 시장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실제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카카오VX는 친숙한 카카오 캐릭터와 함께 장비 등 이용료를 골프존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면서 시장 점유율을 20%대로 끌어 올렸다. 프렌즈 스크린 등장 이후 골프존의 시장점유율이 60%대로 낮아지면서 시장 독점에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골프존이 독점할 때에는 설치비를 포함해 스크린골프 기계값이나 시스템 업데이트 비용 등이 매년 올라도 그냥 따라야만 했다”며 "하지만 프렌즈 스크린의 경우 장비 가격이 골프존의 45% 수준이고, 월 이용료 역시 동종 업계에서 가장 저렴하다. 골프존에 대한 가격 압박 등 독점시장에 대해 견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도 반응이 나오고 있다. 카카오가 스크린골프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돌자 1200여 프렌즈 스크린 사업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 카카오의 견제로 전체 스크린골프 시장이 안정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철수가 진행되면 다시 견제 없는 독점시장이 될 수 있다는게 이들의 우려다.

카카오VX가 카카오게임즈 내에서 책임지고 있는 매출이 상당한만큼 실질적으로 스크린골프 사업 철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분기 기준 카카오게임즈 매출액은 1294억원이며, 이 중 카카오VX의 매출이 264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20% 정도가 골프사업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얘기다.

카카오VX는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로 지난 2012년 스크린골프 브랜드 ‘티업’을 론칭한 이후 ‘지스윙’과 ‘마음골프’를 인수했다. 지난 2017년에는 현재의 카카오VX로 사명을 변경했다. 카카오VX는 스크린골프장을 직접 운영하는 방식이 아닌 노래방처럼 스크린골프 사업장에 센서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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