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미국, 싱가포르, 일본, 중국 등 대형 자본력을 가진 글로벌 벤처캐피탈(VC)들이 국내 스타트업 투자를 늘리고 있다. 스타트업 지원 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한국 스타트업들이 받은 투자 규모는 총 4조3539억원으로 지난해 총 투자 유치액 3조3488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글로벌 VC들은 시드, 시리즈 A, 시리즈 B 등 초기 단계 투자보단 안정기에 접어들어 시리즈C 이상 투자가 필요한 기업을 주목한다. 시리즈C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들은 어느 정도 보장된 수익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물론 획기적인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라면 시리즈A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진행하기도 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VC의 투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올인원 비즈 메신저 솔루션 채널톡을 운영하고 있는 채널코퍼레이션은 지난달 28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누적 투자 규모 40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 2000년 국내 VC 3개사로부터 50억원 규모 프리 시리즈C 브릿지투자를 받은 채널톡은 이번 투자에 리드 투자사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KB인베스트먼트를 비롯 가디언펀드, 파빌리온 캐피탈, IMM인베스트먼트, 본엔젤스,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등 국내와 해외 유수의 VC와 PE(장기투자 전문기구)들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비즈니스 외연 확장과 해외 진출에 힘을 보탰다.

특히 싱가포르 정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국영 투자사 테마섹의 자회사 파빌리온캐피탈의 투자가 눈에 띈다. 테마섹은 에어비앤비, 알리바바, 텐센트 등에 투자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채널코퍼레이션은 이번 투자를 통해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하는데 추진력을 얻게 됐다. 현재 총매출의 15%를 해외 시장에서 거두고 있으며, 일본의 경우 지난해 기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약 7배 증가했다.

지역생활 커뮤니티 당근마켓은 올해 하반기 1789억원 규모 시리즈D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국내 16번째 유니콘으로 이름을 올렸다. 당근마켓은 이로써 총 2270억원 누적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기업가치를 3조원대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이번 시리즈D 투자에는 해외 VC들의 투자가 주축이 됐다. 실리콘밸리, 뉴욕, 런던, 베이징, 홍콩에 거점을 둔 DST글로벌이 리드 투자자로 참여했다. 이 외에도 에스펙스매니지먼트 등 해외 유수의 투자사가 새롭게 합류했다. 또한 굿워터캐피탈,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 등 기존부터 함께해 온 글로벌 투자사들도 연속 투자를 단행해 당근마켓의 미래가치를 입증했다.

기업 인공지능(AI) 전환을 돕는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창업한 지 1년도 채 안 됐지만 이례적으로 300억원 이상의 시리즈A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일반적으로 글로벌VC가 시리즈A 투자에 인색한 상황에서 이끌어낸 성과다.

업스테이지 투자에 앞장선 글로벌 VC는 스타트업들이 가장 투자받고 싶어 하는 소프트뱅크벤처스다. 소프트뱅크 그룹의 투자회사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업스테이지의 AI 기술을 높게 평가해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티비티(TBT), 프리미어, 스톤브릿지벤처스가 투자에 나섰다.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10월 네이버 클로바 AI 리더를 지낸 김성훈 홍콩과기대 교수와 이활석 전 네이버 클로바OCR·Visual 리더, 박은정 전 파파고 번역기 모델링 리더 등이 함께 설립한 스타트업이다. 지난 8월 194개국 600만명이 참가하는 세계에서 유명한 온라인 AI 경진대회인 캐글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기술경쟁력과 AI솔루션의 기술을 인정받았다.

AI 기술을 통해 혁신이 가능한 부분을 파악하고 이에 필요한 기본 AI 모델 및 시스템 구축, 컨설팅을 제공하는 업스테이지는 설립 8개월만에 금융, 교육,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사를 유치해 88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업스테이지는 이번 투자를 통해 일본, 미주, 동남아 등 글로벌 진출을 본격 추진하고 오는 2022년까지 200명 이상의 국내외 AI 개발자를 포함한 전 직군에 걸쳐 대규모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온라인 강의 플랫폼 클래스101은 리드 투자사인 굿워터캐피털을 비롯해 기존 투자사 스트롱벤처스, KT인베스트먼트, 미래에셋캐피탈, 끌림벤처스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리드 투자사인 굿워터캐피털은 페이스북,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에도 투자하는 글로벌 투자사다. 클래스101은 이번 투자를 발판으로 국내를 넘어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많은 이들이 학습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글로벌 온라인 클래스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현재 클래스101은 미술, 운동, 공예, 드로잉의 취미활동뿐 아니라 부업 및 재테크 지식을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약 2300여개의 클래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누적 회원수는 330만명 이상이다. 최근에는 힙합 가수 박재범을 앞세워 ‘배우지마, 101해’라는 메시지를 담은 대규모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해 소비의 주체가 되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진짜로 원하는 것을 배우자는 자기주도 가치관을 설파하며 브랜드 정체성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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