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의 가치가 커지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이 크게 늘어났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트는 지난달 말 기준 세계 유니콘 기업이 729개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478개사와 비교해 50% 이상 증가한 수치다. 대표적인 한국 유니콘 기업으로는 토스, 크래프톤, 쿠팡 등이 꼽힌다. 이처럼 IT 기술을 바탕으로 유니콘 기업들이 탄생하자 최근에는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유니콘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 과기정통부가 선정한 메타버스 유니콘 기업 쓰리디팩토리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15개 글로벌 ICT 미래 유니콘을 발표한 바 있다. 이들 15개 기업 중 쓰리디팩토리는 메타버스 분야에서 유일하게 미래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됐다.

과기정통부가 선정한 이들 15개 기업은 글로벌 성장 잠재력이 높다고 판단, 해외 진출 및 자금 제공 등 종합적으로 지원을 받게 된다. 선정 기업에는 신속한 성장을 위해 100억원의 자금보증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쓰리디팩토리가 개발해 테스트하고 있는 '레알마드리드 가상세계'
과기정통부는 쓰리디팩토리가 개발해 테스트하고 있는 '레알마드리드 가상세계'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레알마드리드 가상세계는 전세계 4억5000만명의 레알마드리드CF 팬에게 가상공간에서 레알마드리드에 와 있는 것처럼 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서비스를 론칭할 경우 레알마드리드 팬 4억5000만명 중 50%만 가입자로 확보해도 2억명 이상이다.

전세계에 레알마드리드 팬이 있는 만큼 레알마드리드 가상세계는 20개국 언어 지원을 통해 자동 통역이 가능하다. 구글 AI 번역기를 활용한 통역 서비스는 언어 장벽 없이 새로운 가상세계에서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번 과기정통부의 유니콘 기업 선정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쓰리디팩토리의 코스닥 상장 입성에 힘을 실어줬다. 앞서 지난해 10월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기업공개(IPO) 과정을 밟은 쓰리디팩토리는 기술평가 A등급까지 받으며 순항했지만 다른 평가에서 C등급을 받자 올해 3월 자진 철회한 바 있다.

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과기정통부가 미래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해줌과 동시에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보유 기술 자신감으로 기술특례 상장 재도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순조롭게 IPO가 진행된다면 쓰리디팩토리의 유니콘 기업 꿈은 단순한 꿈이 아닌 현실이 될 수 있다.

◆ 패션·쇼핑몰 등 메타버스 기반 스타트업 두각

메타버스 전문기업 애니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애니펜은 세계 최초로 증강현실 콘텐츠 제작 플랫폼을 개발하고, 사용자가 간단한 손짓이나 터치를 통해 실시간으로 애니메이션을 합성할 수 있는 ‘애니베어’를 선보이며 메타버스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기업이다.

애니펜이 헬로키티 브랜드 산리오와 함께 선보인 메타버스형 XR 쇼핑앱
최근 애니펜은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85억원 규모의 브릿지 투자를 유치했다. 앞서 6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 후 3년만이다. 애니펜은 이번 투자금으로 현재 개발 중인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활력을 얻게 됐다. 기존 실감형 콘텐츠 기술(AR/XR)에 딥러닝 기술 등을 접목해 사용자가 신나게 놀고, 경험하며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애니펜은 새로운 메타버스 플랫폼으로의 진출을 위해 지난달 헬로키티로 알려진 글로벌 캐릭터 브랜드 산리오와 함께 메타버스형 확장현실 쇼핑앱을 론칭했다. 이 쇼핑앱에는 실제 상품을 디지털로 구현한 디지털트윈과 구현된 디지털 상품을 현실에서 살펴보고 경험할 수 있는 증강현실 기술, 그리고 디지털 콘텐츠로 쇼핑 공간을 확장하고 꾸밀 수 있는 가상현실 기술이 적용됐다.

애니펜은 이를 기반으로 디지털트윈, 포토그래메트리 기술을 활용해 실물과 같은 상품을 보고 체험할 수 있고, 다른 사용자와의 인터랙션이 가능한 메타버스 XR 숍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자체적으로 개발한 IP(지적재산권) 및 기존 IP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한 콘텐츠 확장도 탄력을 받게 됐다.

에프앤에스홀딩스가 개발한 모바일 패션 콘텐츠 융합 플랫폼 '패스커'
패션 커머스 스타트업 에프앤에스홀딩스는 ‘레드오션’인 패션 커머스 시장에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메타버스 기반 패션 커머스 패스커 운영사 에프앤에스홀딩스는 VR, AR 기술을 통해 기존 커머스 스타트업과 달리 디지털상에서 가상의 옷을 입고 구매할 수 있다. 현재 개발이 한창인 가운데 매장을 방문한 것과 같은 'VR스토어'와 실제 제품 전체를 볼 수 있는 '3D쇼룸'을 최근 선보였다.

특히 최근에는 41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이번 투자의 가장 큰 의미는 투자자들이 레드오션인 패션 커머스 시장에서 메타버스 기술이 시장 다양성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에프앤에스홀딩스는 이번 투자로 디자이너들이 3D 기반 옷을 만들고 이용자들이 가상으로 입어볼 수도 있는 기술 등 가상현실 기술 고도화에 나설 전망이다.

유티플러스 인터랙티브가 개발한 메타버스 '디토랜드'
메타버스 서비스 디토랜드의 개발사인 유티플러스 인터랙티브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탈리온, 모바일 액션 RPG 쉐도우블러드 등 여러 게임을 선보인 게임업체다.

유티플러스 인터랙티브는 언리얼 엔진을 기반으로 사용자가 전문 지식 없이도 자유롭게 콘텐츠를 생성하고 공유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디토랜드를 출시했다.

디토랜드는 사용자의 숙련도에 따라 3단계 난이도로 나뉘어져 있어 높은 퀄리티의 제작물을 쉽게 만들 수 있다. 디토랜드는 현재 PC에서 베타 버전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유티플러스 인터랙티브는 최근 메타버스와 블록체인의 결합 및 서비스 확장을 위해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전문 계열사 위메이드트리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투자금액은 비공개다. 디토랜드에는 위메이드트리의 대체불가토큰(NFT) 위믹스 토큰(WEMIX)을 메타버스 재화로 활용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공간은 단순한 놀이 공간이 아닌 가상자산 기반 경제활동이 이뤄지는 또 하나의 현실 세계이기 때문에 위믹스 토큰과 같은 재화의 활용을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현재 국내에선 가상자산과 관련한 정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메타버스 기반 스타트업들의 발전을 위해 하루빨리 가상자산 관련 제도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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