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 쿠팡 덕평물류센터가 20일 오전 폭격을 맞은 듯 뼈대를 드러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쿠팡이 덕평 물류센터 화재로 사망한 경기 광주소방서 소속 김동식 119구조대장 유족들을 평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온라인상에서는 안전에 대한 미흡한 대응을 비판하며 ‘쿠팡 불매·탈퇴 운동’이 번지고 있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전날 강한승 대표이사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화재로 순직한 김동식 구조대장 유족을 평생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은 구조대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헌신한 고인의 뜻을 기릴 수 있도록 유족과 협의해 순직 소방관 자녀들을 위한 ‘김동식 소방령 장학기금’을 만드는 방안을 마련한다.

이와 함께 화재 진압 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치료 중인 소방관들도 조속히 쾌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일터를 잃은 상시직 직원들에겐 급여를 정상 지급하고, 단기직 직원들에게는 다른 쿠팡 사업장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전환배치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강 대표는 “쿠팡은 화재 원인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조사 결과를 통해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적극 개선하도록 하겠다”며 “화재 예방을 위해 쿠팡 모든 물류센터와 사업장을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진행해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쿠팡의 공식사과에도 누리꾼들의 불매, 탈퇴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트위터 캡처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온라인에서는 불매·탈퇴 운동을 벌어지는 등 소비자들이 쿠팡에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에는 ‘쿠팡 탈퇴’가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주로 탈퇴 인증과 회원 탈퇴 방법을 설명하는 글이 공유됐다.

누리꾼들은 평소 물류센터 안전 관리를 방치했다는 쿠팡 노동조합 주장을 인용, 철저한 조사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쿠팡이 약 400억~500억원에 이르는 도쿄올림픽 온라인 단독 중계권을 따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수익 따내기에만 치중된 투자”라며 경영진을 비판했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화재 발생 당일인 17일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한데 대해서도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나온다.

쿠팡 측은 김 전 의장이 지난달 31일 사퇴를 결정했으며, 지난 14일 등기부등본에 반영된 것으로 화재 사건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김 전 의장은 19일 오후 6시30분쯤 김 대장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누리꾼들은 “쿠팡 노동자들의 현실은 절대 남 일이 아니다”, “쿠팡을 대체할 만한 쇼핑몰을 공유한다”, “500억원 도쿄올림픽 중계비 그 돈으로 시설 개선했으면 인명피해 안 생겼다”, “김 의장은 왜 공식 사과하지 않느냐”는 등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17일 경기도 이천 덕평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이번 화재는 닷새째인 이날까지 잔불 정리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화재 첫날 진압을 위해 지하 2층으로 내려간 김 대장은 끝내 구조되지 못한 채 19일 유해로 발견됐다. 경기도는 김 대장에게 1계급 특진과 녹조근정훈장을 추서하고 유해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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