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배틀그라운드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지난 11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며 공모주 중복청약 막차에 오른다.

증권업계는 올해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여러 증권사를 통한 공모주 중복청약이 법적으로 금지되기 직전 기업공개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당국은 오는 20일부터 복수의 증권사를 통해 청약하는 공모주 중복 청약을 금지한다. 이런 이유로 증권 시장에서는 크래프톤이 이번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크래프톤이 기관자금과 투자수요를 선점할 전망이다.

이런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중복청약이 금지된 후 IPO를 실시할 경우 수익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계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투자 열기를 뜨겁게 달궜던 공모주 수익률이 올해 들어 급격히 낮아지고 있고, 하반기에는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페이 등 IPO 대어들이 대기하고 있어 최대한 상장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현재 크래프톤은 비상장 거래소에서 약 54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기업가치는 약 23조5000억원으로 평가됐다. 게임업계 상장사 중 1위인 엔씨소프트의 시총이 약 18조5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크래프톤은 비상장 거래소에서 다소 높게 거래되고 있다. 다만 SK증권에서 올해 초 발행한 보고서를 살펴보면 크래프톤 예상 기업가치를 20조∼30조원 수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처럼 기업가치를 높게 판단한 이유에는 크래프톤이 견조한 실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6704억원, 영업이익 7739억원, 당기순이익 5563억원을 올렸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3.6% 증가하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15.4%, 99.5%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실적은 매출 4610억원, 영업이익 2272억원, 당기순이익 1940억원을 기록했는데, 영업이익률이 무려 49.3%를 기록했다. 여기에 해외 매출은 4390억원으로 94% 이상 비중을 차지한다. 크래프톤 측에 따르면 배틀그라운드는 출시 후 '가장 빠르게 1억달러 수익을 올린 스팀 얼리액세스 게임' 등 기네스북 세계 기록 7개 부문에 등재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게임이 출시된 후 상당 시간이 지나면 인기가 떨어져 매출도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하지만 배틀그라운드를 내세운 크래프톤은 매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어 상장 후 게임업계 시총 1위를 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크래프톤의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며, 공동주관사는 NH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건이다. 특히 크래프톤은 타 게임사와 달리 코스닥을 거치지 않고 코스피로 바로 상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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