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PRS 공식 홈페이지
▶ ‘버드인레이’는 PRS 기타의 상징
▶ 매, 벌새, 제비갈매기, 솔개, 참새 등 여러 조류 문양
▶ PRS 창업자 폴리드스미스가
▶ 조류에 해박한 어머니와의 유년 시절 추억 담아
▶ PRS 창업 전부터 ‘버드 인레이’ 구상
▶ 각종 조류 전문서적 탐독하며 깊이 더해
▶ 피터 프램튼 기타에 버드인레이 처음 적용
▶ 여러 차례 수정 거듭하며 인레이 정교화

[스포츠한국 조성진 기자] ‘인레이(Inlay)’는 가구나 도자기, 시계, 악기 등의 표면에 여러 재료로 무늬를 새겨넣은 상감 기법이다. 악기의 경우 몸체(바디)나 지판(프렛보드) 부위에 각종 아름다운 문양을 새겨 그 미적 가치를 더하게 하는데, 아이바네즈(Ibanez) 기타가 대표적이다.

인상적인 인레이를 언급할 때 미국의 기타제조사 PRS(Paul Reed Smith, 폴 리드 스미스)도 빼놓을 수 없다. PRS의 프렛보드에 새겨진 버드(새) 인레이는 이제 브랜드를 상징하는 문양이 됐다. 지난 1985년 창립 이래 현재까지 버드 인레이를 고집해 왔던 만큼 PRS와 버드 무늬는 이제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버드 인레이에 끌려 PRS를 좋아하게 된 사람도 적지 않다. ‘유진기타’로 잘 알려진 유튜브 기타여신 허유진이 대표적이다. 허유진은 자신의 PRS 기타를 ‘미역’이라고 작명했으며, 친구들은 유진의 ‘미역’을 유진 남친이란 의미로 ‘민혁씨’란 애칭으로 부를 정도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츠한국 2020년 5월 4일자 ‘조성진의 기타신공’을 참조.

그렇다면 PRS는 세상의 많고 많은 문양 중에서도 왜 하필 새 무늬 인레이를 선택했을까?

PRS 창업자 폴 리드 스미스가 '버드 인레이' 지판으로 유명한 PRS 기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PRS 공식 홈페이지]
PRS 브랜드명은 창업자인 폴리드스미스(65)의 이니셜이다. 폴 리드 스미스는 어릴 때부터 어머니와 함께 각종 조류를 관찰하며 성장했다. 어머니는 새 전반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조류 전문가로서 어린 폴리드스미스와 함께 하늘을 나는 새들을 지켜보며 여러 조류에 관해 설명을 해주곤 했다.

이미 이때부터 폴은 새(버드)에 깊은 관심을 갖게 됐고 심지언 새 소리가 나오는 음악까지 찾아 들었을 정도다.

어느 날 폴 리드 스미스가 살던 집 뒷마당에 찌르레기 몇 마리가 날아왔다. 폴은 버드가 마당에 내려왔다는 자체만으로 반가워했지만, 어머니는 “큰일 났다. 날아다니는 쥐들이 왔으니 곧 문제가 커질 거야”라며 황급히 자리를 떴다.

어린 폴은 이게 무슨 말인지 전혀 몰랐다.

불과 몇 마리였던 찌르레기는 며칠 동안 수천 마리로 늘어나 뒷마당을 점령했고 다른 모든 새를 위협하며 먹어 치웠다. 그제서야 어린 폴은 어머니가 찌르레기를 가리켜 ‘날아다니는 쥐’라며 큰일났다고 말한 이유를 알게 된 것이다.

이처럼 어린 폴리드스미스는 어머니를 통해 좋은 새와 나쁜 새 등 버드의 다양한 종을 알게 됐고 유년 시절 어머니와의 이러한 추억을 이후 자신이 설립한 PRS 기타 지판에 새기기에 이른 것이다.

PRS 프렛보드엔 매, 벌새, 제비갈매기, 솔개, 참새 등 여러 조류가 인레이로 표현돼 있다.

폴 리드 스미스는 PRS를 창업하기 10여 년 전부터 자신의 브랜드에 버드 인레이를 넣을 예정이었다. 때문에 그는 각종 조류 관련 서적을 구입해 ‘버드 인레이’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상했을 정도다.

물론 버드 인레이 작업이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다. 폴리드스미스가 염두에 뒀던 버드 일부는 제대로 작업하기가 너무 까다로웠다. 따라서 그는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에게 이러한 버드를 그리게 하고 그걸 지켜보며 해결책을 찾기도 했다.

PRS 기타의 버드인레이 작업 중에서도 폴 리드 스미스가 가장 힘들었던 건 15, 17, 21번째 프렛에 새겨진 버드 인레이다. 가장 많이 생각하고 수정에 수정을 거듭할 만큼 그를 힘들게 했다.

폴리드스미스의 이러한 노력이 잘 나타난 첫 작품은 피터 프램튼(Peter Frampton)의 기타다. 그리고 폴은 PRS 버드인레이에 대한 저작권 및 상표권을 등록했다. 이 권리 허가 서류는 현재까지 PRS 본사의 대형 금고에 보관돼 있다.

PRS는 이후 시간이 지나며 버드 인레이를 더욱 정교하게 수정해가며 오늘날의 PRS 버드 인레이로 확립했다. 물론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쳤지만 폴 리드 스미스가 의도했던 원래의 디자인은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