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더유니온이 지난달 3일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츠 배달료 정책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온라인으로 주문하는 배달 음식 시장이 3년 새 6배나 성장했지만,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은 여전하다. 지난해 음식점과 배달 플랫폼 중개수수료에 이어 이번엔 쿠팡이츠 라이더들에게 지급되는 기본 수수료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주문으로 이뤄지는 음식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17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78.6% 증가했다. 이는 음식서비스 거래액 관련 통계가 있는 첫 해인 2017년 2조7000억원과 비교해 6.4배 늘어난 수준이다. 주문 중 95%가 모바일을 통한 거래다.

앞으로도 음식 배달 시장은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업제한을 받았던 음식점과 카페들이 배달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전문점 중 마지막까지 배달을 고심했던 스타벅스도 지난해 11월 배달 전용 매장 2곳을 시범 운영한데 이어 올해 1월, 3곳을 더 늘렸다.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수수료를 둘러싼 갈등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 배달의민족이 음식점에게 받는 중개수수료를 ‘앱에서 발생한 수입의 5.8%’로 하는 정률제로 전환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여론의 반발에 철회한 바 있다. 이때 중개수수료와 관련된 논란이 수면위로 떠오르며 수수료를 받지 않는 지자체 공공 배달앱이 생겨나기도 했다.

최근에는 배달기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가 도마 위에 올랐다. 배달플랫폼 업계 3위인 쿠팡이츠가 이달 2일부터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기본 단가 수수료를 기존 3100원에서 2500으로 인하하겠다고 밝히면서다. 대신 최대 수수료는 1만6000원까지 늘어나 악천후 등 기상악화나 거리에 따라 할증으로 최대 1만원을 추가 지급한다.

하지만 라이더들은 “추가 수수료가 붙는 주문은 드물고 기본 수수료인 주문이 대다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또 원거리 할증이나 기상악화에 따른 프로모션은 오히려 라이더들을 위험한 배달 상황에 뛰어들게 만드는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배달 노동조합 라이더유니온은 지난달 기자회견을 통해 “실시간 할증 정책과 프로모션 내역을 제공하지 않는 점 때문에 라이더들은 자신이 수행한 배달 수수료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일방적인 수수료 삭감 정책을 멈추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쿠팡이츠와의 갈등은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배달원들은 쿠팡이츠에서 오는 콜을 거절하는 ‘쿠팡 로그아웃 데이’를 진행했다. 전날 하루 동안 배달 카페에는 쿠팡이츠 라이더들의 ‘배달 수익 0원’ 등 파업 인증 게시물이 올라왔다. 한 라이더는 “쿠팡이츠는 1대 1 배달이 원칙인데 기본 수수료가 2500원이면 1시간 해서 5000원 벌까 말까다”라며 단체 행동 참여 의사를 밝혔다.

피크타임에 기존 2km 초과 시 100m 당 100원을 주는 거리별 추가 지급액도 2일부터 70원으로 바뀌었다. 이에 대해서도 라이더들은 “원거리 배달 보상을 강화하겠다던 약속과 다르다”며 반발하고 있다.

쿠팡이츠 측은 비용 지급 체계가 전체적으로 조정된 것으로 할증 프로모션이 붙으면 라이더들은 최대 2만6000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 단가도 2500원으로 책정됐지만 실제 2500원이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배달의민족의 중개수수료 개편에 지자체와 정치권이 나섰던 것처럼, 이번 쿠팡이츠의 기본 단가 수수료 인하 역시 정치권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캠프는 전날 논평을 내고 쿠팡이츠를 향해 ‘위험의 외주화’라고 비판했다. 캠프는 “이번 인하 결정으로 배달 노동자들이 무리한 배달 주행으로 내몰리게 되는 것은 자명한 일”이라며 “플랫폼 사업자가 모든 이익을 독점하는 것은 지속가능성이 떨어진다. 쿠팡이츠는 배달 노동자의 기본 수수료 인하를 철회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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