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번호판을 단 알비티모터스 MK1.
[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자동차를 원하는대로 꾸밀 수 있습니다. 소비자가 금으로 꾸며 달라고 하면 금으로 자동차 내부를 장식할 수 있는 게 바로 커스텀 오더입니다.”

알비티모터스는 국내 최초로 커스텀 오더(주문생산) 스포츠카를 제조 및 판매하는 스타트업 회사다. 알비티모터스는 클래식 디자인을 기반으로 한 소량생산 제조업체로, 양산 자동차와 달리 엔진 등 주요 부품을 제외한 거의 모든 요소를 소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제작해준다.

국내에는 커스텀 오더 제조가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에선 이미 오래된 생산 방식이다. 그동안 국내에선 생산량 등 다양한 기준 때문에 소량 생산을 하고 싶어도 불가능했으나 최근 자동차관리법에 소량생산차 카테고리가 생기면서 새로운 시장 진입의 길이 열렸다. 알비티모터스 이성조 대표를 만나 창업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알비티모터스의 이성조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 알비티모터스를 창업한 계기는

"해외에서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영국의 로터스와 같은 수제 자동차를 많이 접할 수 있었다. 한국에 돌아와 주변을 보니 100% 양산차만 보여 오히려 이상했다. 대부분 자동차 선진국들은 주문생산 방식인 소량 생산차 기준이 마련되어 있는데 국내에는 그런 법안 기준이 없었다. 그러다 2017년 관련 소량생산차 카테고리가 생기면서 창업을 결심했고, 2019년 2월 알비티모터스를 창업했다."

- 소량생산 커스텀 오더라는 개념이 아직 생소하다. 어떤 방식인가

"수제 생산이다보니 양산 자동차와는 확연하게 다르다. 소비자가 구매 요청을 하면 소비자와 상담을 시작한다. 인테리어는 어떤 것을 원하는지, 외장 색상은 어떤 색으로 할지, 시트는 어떻게 갈 것인지, 하물며 사소한 버튼 하나까지도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1차 디자인 후 고객 확인과 수정을 거쳐 개발에 착수한다. 기본 커스터마이징이라면 3개월 정도 제작기간이 걸린다. 구하기 힘든 부품 등이 있다면 길게 1년까지 제작에 소요된다."

- 현재 외관을 포드 머스탱 클래식 MK1으로 선보였는데, 다른 외관을 선택할 수도 있나

"외부 디자인의 경우 현재 MK1은 공식 라이선스 레트로 디자인을 채택했다. 향후 포르쉐 클래식 디자인이나 벤츠 클래식 디자인 등도 채택할 예정이다. 아직 국내에는 디자인 라이선스만 따로 가지고 있는 회사가 없어서 포니 같은 국내 차량 디자인은 사실상 어렵다."

임시번호판을 단 알비티모터스 MK1.
- MK1 디자인을 선택한 이유는

"커스텀이기 때문에 자체 디자인을 선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러다 레플리카* 시장에서 60년대 아메리칸 스포츠카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MK1을 선택했다. MK1은 60년대 전형적인 아메리칸 디자인을 가진 머스탱이다. 분노의 질주나 포드 대 페라리 등 수많은 영화에서 보았기 때문에 친숙한 디자인이기도 하다. 눈에는 익었으나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디자인이 바로 MK1이라고 판단해 채택했다." (*레플리카는 제작자가 만든 사본을 의미한다. 클래식카 시장에선 현재 생산되지 않는 외관 디자인 판권을 제조사로부터 구매해 제조·판매하는 회사들이 존재한다.)

- 외관 디자인은 포드에서 받아오나

"해외에는 자동차 디자인을 판매하거나 저작권처럼 소유하는 회사가 있다. 우리는 포드와 계약된 레플리카 디자인 회사에서 외관을 제작해 국내로 배송하는 방식을 이용한다. 이렇게 받은 외관 디자인에 유로6 기준에 충족하는 엔진을 얹고, 각종 인테리어를 넣어 출고하게 된다."

알비티모터스 생산라인.
- 국내에 없던 시장이기에 어려움이 많았을텐데

"창업을 한 후 연구개발과 함께 메카니즘 등 자동차에 대한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뜯어본 차량만 해도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누군가 이 시장은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해 1년 동안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임했다. 그러다 첫 차에 임시번호판이 나오고 초기 창업패키지로 선정되면서 지원금도 받게 됐다. 창업패키지 선정 당시 스타트업 대부분이 IT관련 업종이었는데 우리만 유일한 제조업체인 점도 뿌듯했다."

- 연간 생산대수는 얼마나 되나

"현재 소량생산차 법안에선 3년간 300대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1년 40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차량 판매가를 현재 1억5000만원으로 측정했는데, 연간 매출 50~60억원으로 잡았다고 보면 된다.

자동차 생산라인을 갖췄기 때문에 외주 생산도 진행할 예정이다. 수입차 브랜드가 위탁생산하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에 최근 작은 전기차 회사들이 생기면서 이들에 대한 외주 제작도 준비하고 있다. 최근엔 두산모빌리티와 고출력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 판매가 1억5000만원이면 비싼 편 아닌가

"이 시장을 알면 절대 비싼 금액이 아니다. MK1을 우리와 같은 방식으로 생산해 판매하는 해외 업체의 경우 현재 2억5000만원 정도에 판매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잘 되어 있어서 국내 부품을 활용할 수 있어 생산가를 낮출 수 있었다.

2019년 11월 중국 클래식 수제 자동차 기업과 수출 의향서를 체결했다. 올해 중 본 계약을 맺고 70대를 중국에 수출할 예정이다. 중국 기업이 우리와 계약한 이유 역시 가격면에서 저렴했기 때문이다."

- 국내 정식 판매 시점은

"4월 론칭이 목표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면서 유동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소량생산차 판매에 대해 법안이 아직 계류되어 있는 상황이다. 법안이 계속 계류되면 일단 수출과 위탁생산 위주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상황을 지켜볼 생각이다."

-앞으로 계획은

"MK1은 국내에선 박물관이나 가야 볼 수 있는 자동차인데 도로에서 달리는 모습을 조만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양산차에서는 볼 수 없는 매니아틱한 알비티모터스의 색깔을 확인시켜주고 싶다. 우리가 창업한 이후 소량생산 업체가 국내에도 생기기 시작했다. 이런 업체들이 많아져 같이 성장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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