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키움 히어로스에서 뛸 예정인 푸이그. 메이저리그 시절 악행 만큼 빼어난 기량으로 주목을 받았다.
내년 프로야구 흥행 시장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무관중및 관중 입장을 제한한 후유증이 가장 치명적이다.

골수 팬이야 코로나든 뭐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야구 재미를 썩 느끼지 못했던 이들, 야구 보는데 5~6시간(야구장 왕복 교통 시간 포함)을 투자하는데 염증을 느꼈던 이들, 골프와 축구 배구 농구 등 다른 스포츠로 관심을 돌렸던 이들은 다시 야구장으로 돌아오기가 힘들어 보인다.

여기에 팬층을 두텁게 했던 2030(MZ세대)들의 ‘공정’을 바라는 특성도 한몫한다. 이들은 회사 경영이 공정치 못한 부분이 있으면 ‘지엄한 회장님’에게도 대놓고 직언을 서슴지 않는다. 이번 대선 후보의 지지율에서도 드러났듯이 2030들은 ‘불공정한 후보’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끊임없는 선수들의 일탈(음주 운전, 원정숙소 술 파티 등), 특정팀에 유리한 느닷없는 리그 중단, 페넌트레이스 1위에 지나치게 유리한 포스트시즌 방식 등 공정하지 못한 부분은 이들이 야구 관람을 외면할 원인이 되고 있다.

또다른 흥행 감소 요인은 프로야구의 경기 수준이 날로 떨어지는데 있다. 최동원-선동열급의 에이스 부재, 어이없는 실책의 남발은 팬들의 눈높이를 못 맞추고 있다. 특급 스타 플레이어 실종은 박찬호-류현진의 대를 이을 차세대 메이저리거가 없다는 게 잘 말해주고 있다.

내년 시즌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키움이 ‘쿠바 악동’ 야시엘 푸이그(31)와 깜짝 계약을 한 것. 2013년 다저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한 푸이그는 그해 타율 0.319, 19홈런, 42타점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 투표 2위에 올랐다.

MLB 7년 통산 성적은 타율 0.277, 132홈런, 415타점으로 KBO 리그와 계약한 외국인 타자중 최고의 경력이다. 푸이그가 타석에 들어서는 것만 해도 관중석은 들썩거릴 것이다. 방망이를 두손으로 부러뜨릴 정도의 무시무시한 팔힘은 국내 투수들이 보기만 해도 질릴 것이다.

스프링캠프부터 푸이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뉴스거리가 될 것이므로 내년 키움 홈구장뿐 아니라 원정 경기의 관중수가 늘어날건 불을 보듯 뻔하다. 일부 야구인과 팬들은 그의 악행 전력을 들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람의 본성은 싸움을 좋아하는 것이다. 인류 역사상 지금까지 한번도 그치지 않는 전쟁과 전투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전세계를 뒤흔든 ‘오징어 게임’도 싸움과 다툼을 즐기는 인간 본성을 깊이 건드렸기 때문에 대박을 터뜨렸다.

물론 KBO 리그 성적을 바탕으로 MLB 복귀를 노리는 푸이그가 야구장에서 더 이상 만행을 일으킬리 없다. 푸이그는 13일 아침(한국시각) 인스타그램(YASIELPUIG)을 통해 한국어로 팬들에게 다정다감한 인사를 했다. ‘온순해진 푸이그’가 엄청난 장타력을 과시하는 모습은 오랜만의 볼거리다.

이에 비해 반등을 노리는 KIA의 최근 인사 조치는 다소 실망스럽다. ‘전통의 명가’ KIA는 2019년 7위, 2020년 6위에 이어 올해 사상 최악의 성적인 9위로 떨어지자 구단대표, 감독, 단장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극단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지만 ‘실망감에 가득찬 팬심’을 달래기에는 미흡해 보인다. 구단 대표야 그룹 인사가 맡는 건 경영 특성상 불가피하다. 감독과 단장은 지역 연고의 스타 플레이어 출신 혹은 ‘파격적인 인사’가 맡았으면 ‘멀어져 가는 팬심’을 붙잡는데 효과가 있지 않을까.

KIA는 시즌 초반부터 선두권을 질주하지 않으면 팬을 불러 모으기엔 한계가 있다. 만약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의 플랜B 수립은 필수다. 특단의 홍보-마케팅 전략으로 포스트시즌 진출과 관중 증가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길 기대해본다.

각 구단뿐 아니라 KBO도 관중 회복의 특별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는 뉴스는 들리지 않아 야구 관계자들의 걱정이 많다.

내년 시즌 관중수도 코로나 확진자수가 최대 변수다. 하지만, 코로나가 감기 수준으로 떨어지며 일상을 완전히 회복했을때 관중을 2,3년전 수준으로 끌어 올릴수 있을까. 새해들어 특별전담조직인 ‘TF(태스크 포스) 가동’을 제안해본다. 본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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