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전성우 기자] '바람의 손자'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가 전·현직 선수들이 뽑은 2021시즌 최고의 선수로 선정됐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는 지난 1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2021 마구마구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를 개최했다. 이어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이하 한은회)는 2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제9회 2021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시상식을 진행했다.

이종범(왼쪽)과 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는 현역 선수들이 뽑은 ‘2021년 최고 선수'로 선정됐다. 그리고 은퇴선수들이 뽑은 '최고의 선수상'에도 뽑혔다. 이정후는 타율 3할6푼1리로 타격왕에 등극했다.

이정후는 타율 뿐만 아니라 여러 타격지표에서도 최상위권에 올랐다. 4할3푼8리(3위)의 출루율, 5할2푼3리(4위)의 장타율을 기록했고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이하 스탯티즈 기준) 6.82를 기록하며 야수 전체 1위, 시즌 전체 2위의 위엄을 뽐냈다.

이정후는 "선수들이 뽑아준 상이어서 더 뜻 깊다. 선수들 모두 추운 겨울 잘 보내고 2022시즌에도 그라운드에서 재밌게 경기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포지션 별 최고의 수비수를 뽑는 ‘리얼 글러브’ 시상식도 1일 진행됐다.

2021 마구마구 플레이어스 초이스 어워즈 수상자들. ⓒ연합뉴스
1루수 수상자는 KT 위즈의 강백호였다. 2루수는 삼성 라이온즈의 김상수, 3루수는 SSG 랜더스의 최정, 유격수는 LG 트윈스의 오지환, 외야수는 SSG의 최지훈, 삼성 구자욱, KT 배정대가 선수들의 선택을 받았다. 투수 부문에선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낸 KT 고영표가, 포수는 삼성 강민호가 선정됐다.

주목할 점은 수상자 선정 방식이다. 양의지 선수협 회장은 "사무총장님과 사무국 직원들, 이사진, 후원업체 등과 함께 논의를 한 끝에 수비에 비중을 두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제까진 공격이 아닌 수비력이 골든글러브 수상자의 평가 기준이었다. 선수협은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의 수비 지표에 50%의 지분을 부여했고 선수들의 투표 50%를 더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수비기록을 평가에 반영한다는 점과 그라운드에서 같이 뛰어 온 선수들이 평가한다는 점이 신선하다. 투표인단이 인기도와 화제성을 고려하며 객관성까지 잃어버린 지금 매년 골든글러브 수상자 논란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의 날 수상자들. ⓒ연합뉴스
2일 은퇴선수들이 뽑은 2021시즌 최고의 선수에도 이정후가 뽑혔다.

이정후는 상을 받은 뒤 "어떤 상보다도 뜻 깊은 상이다. 내년 시즌에도 열심히 해 이 자리에서 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소감을 전했다.

부친 이종범이 시상자로 나서 의미를 더했다. 이종범(1994년 타격왕)과 이정후는 2021시즌 세계 최초로 '부자 타격왕'이라는 대업을 일궈냈다.

35개의 홈런으로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한 SSG 최정이 '최고 타자상'을, 평균자책점 2위(2.63)와 다승 공동 4위(14승)를 기록한 삼성 백정현이 '최고 투수상'을 받았다. 20홀드를 달성하며 중간 계투로 맹활약한 롯데 자이언츠 최준용은 '최고의 신인상'을 차지했다.

이틀 연속 대상을 받은 이정후는 오는 9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릴 일구회 시상식에서도 최고타자상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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