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KT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몰려나와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주 포스트시즌 방식 변경에 관한 칼럼이 나가고 나서 몇몇 애독자로부터 연락이 왔다.프로야구가 코로나19사태를 딛고 한 단계 더 발전하려면 포스트시즌 방식 변경이 불가피하다면서 아이디어를 제공했는데 그중 두가지를 살펴본다.

먼저, 한국남자프로농구(KBL)처럼 6강 플레이오프(PO)를 갖는 것이다. 이 방식의 장점과 특징을 알아본다.

현재의 5강 방식에서 6강으로 바꾸면 각 구단이 환영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포스트시즌에 나가느냐, 아니냐에 따라 프런트, 특히 구단 사장의 평가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일단 6강에 들면 모 그룹으로부터 문책을 당하지는 않게 된다.

KBL 방식을 모방한다고 거리낄 건 전혀 없다. 대부분의 사물과 현상은 모방에서 창의력의 지혜를 얻는 탓이다.

20년 전 메이저리그(MLB) 사무국 간부가 내한한 적이 있다. 이 간부는 KBO 임원으로부터 준PO 방식을 설명 듣고 “굿 아이디어!”란 반응을 보였었다. 몇 년 뒤 MLB에서는 와일드카드 결정전(WC)을 전격적으로 실시했는데, 준PO에서 힌트를 얻었을 가능성이 크다.

다만, KBL 방식에 약간의 변형을 주는 게 좋다. 페넌트레이스 1위팀에 잇점을 주기 위해 1위는 ‘5-6위 승자’와 2위는 ‘3-4위 승자’와 플레이오프를 갖게 하는 것이다(단기전의 .특성상 1위가 5-6위 승자를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이에 따라 WC는 자동으로 폐지되며 ‘3-4위’ ‘5-6위’의 준PO가 신설된다. 준PO는 5전 3선승제보다 3전 2선승제, PO는 5전 3선승제가 적당하다(한국시리즈는 7전 4선승제).

각 구단에서 현행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는, 144경기를 치른 페넌트레이스에서 1위를 한팀이 한국시리즈(KS) 우승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다. 하지만 올해처럼 KS가 4경기만에 혹은 5경기만에 끝난다면 프로야구의 흥행이란 측면에서는 낙제점이다. 적극적으로 방식 변경을 검토해야 시점이다.

팬들이나 각 구단(선수 포함), KBO에게 모두 좋은 방식이다. 나아가 방송 중계사의 광고 수입을 생각하면 구태의연한 ‘계단식 방식’을 고집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또 다른 독자의 제안은 양대 리그의 부활이다. 양대 리그는 8개 구단 체제인 1999~2000년에 걸쳐 시행됐다. 단 2시즌만에 폐지된 것은 리그 분할의 불합리성 때문이었다.

드림리그에 전년도 성적을 기준으로 1,3,5,7위 팀이, 매직리그에 2,4,6,8위팀을 편성한 건데 , 해가 바뀌며 선수 보강과 스프링캠프 훈련으로 전력이 크게 달라질수 있으므로 전년도 순위 편성은 결코 합리적이거나 공평하지 않았다.

이를 제안한 독자의 견해는 일면 타당성이 있다. WC를 포스트시즌에 끼워 넣는 것은 일종의 변칙이므로 어디까지나 정정당당한 승부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각 리그의 1,2위팀이 크로스로 플레이오프를 갖는 건, 이상적이긴 하지만 포스트시즌 경기수가 줄어들어 흥행 수입이나 관중 동원에 도움이 되지 않아 구단들이 반대할것으로 보인다.

하여간 올해 KS가 4경기만에 끝난 건 너무나 아쉽다. 많은 팬들이 현 방식에 대해 반대를 하는지, 찬성을 하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KBO는 여론조사와 공청회를 통해 현 방식의 문제점과 개선할 점을 따져 보는게 바람직해 보인다.

물론 현 포스트시즌 방식뿐 아니라 ‘리그 중단후 올림픽 참가’ ‘연장전 폐지냐 승부치기 도입이냐’ 등 중대한 현안도 공청회나 팬 여론조사후 결정을 짓는 게 좋다.

각종 현안에 대해 KBO및 구단 관계자의 탁상공론(卓上空論)은 지양돼야 할 것이다. 야구라는 상품의 구입자인 팬들의 의견이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공청회는 최소 1주일, 여론조사는 약 2일간의 준비및 계약기간이 있으므로 코로나 사태로 인한 리그 중단 등 긴급 사안은 팬심을 반영하기가 힘들다). 본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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