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 KT 위즈 강백호,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스포츠코리아
[스포츠한국 전성우 기자] 2021시즌 한국프로야구의 최우수선수(MVP)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임피리얼팰리스호텔 두베홀에서 2021시즌 신한은행 SOL KBO리그 MVP 시상식을 개최한다.

수상자는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각 지역 언론사 취재 기자 115명의 투표로 정해진다. 투표권을 가진 기자들은 지난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틀 간 MVP 투표를 했다. MVP의 경우 기자들은 1위부터 5위(1위 8점, 2위 4점, 3위 3점, 4위 2점, 5위 1점)까지 투표인단 자율로 순위를 정해 투표했다. 개인별 득표점수를 합산해 최고 점수를 획득한 선수가 MVP 수상자로 선정된다. 2명 이상이 최고 점수를 받은 경우에는 1위표를 더 많이 받은 선수가 최종 수상자로 결정된다.

29일 2021 KBO 리그 MVP 주인공이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어떤 선수가 주인공이 될지 관심이 모인다. 특히 올해는 많은 선수가 골고루 활약하며 누구 하나 압도하는 선수가 없는 만큼 쉽게 MVP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아리엘 미란다. ⓒ스포츠코리아
투수 중에선 두산 베어스의 ‘외인 에이스’ 아리엘 미란다가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다. 미란다는 2021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73.2이닝 동안 14승 5패 225탈삼진(1위), 평균자책점 2.33(1위)을 기록했다. 고인이 된 최동원이 1984년 작성한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223개 대기록을 37년 만에 갈아치웠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이하 스탯티즈 기준)은 올 시즌 7.09를 기록하며 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WAR 순으로 MVP 후보들을 줄 세운다면 미란다가 MVP를 수상해야 한다. 하지만 팀의 정규시즌 성적이 4위에 그쳤다는 것이 미란다의 유일한 흠이다.

이정후. ⓒ스포츠코리아
타자 중에선 키움 히어로즈의 이정후가 거론된다. 이정후는 타율 3할6푼을 기록하며 아버지 이종범(LG 트윈스 코치)과 함께 ‘세계 최초 부자 타격왕’에 이름을 올렸다. 홈런은 7개에 불과했지만 장타력은 대단했다. 5할2푼3리의 장타율을 기록하며 OPS(출루율+장타율) 9할6푼1리를 기록했다. WAR도 야수 중 1위인 6.82(전체 2위)로 팀을 가을야구로 이끈 1등 공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즌 도중 발생한 부상으로 단 123경기에 출전한 것과 팀 성적(5위)이 흠이다.

강백호. ⓒ스포츠코리아
시즌 초 4할대의 타율로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소속팀인 KT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강백호도 경합 대상이다. 강백호는 ‘우승 프리미엄’을 노려볼 수 있다. KT는 삼성과의 타이브레이크에서 승리하며 공동 1위였던 삼성을 제치고 144경기 76승 9무 59패 5할6푼3리의 승률로 정규시즌 1위를 달성했다.

강백호의 2021시즌 개인성적 또한 훌륭했다. 142경기에 출전해 16홈런, 3할4푼7리(3위)의 타율과 9할7푼1리(3위)의 OPS, 그리고 5.75(야수 5위·전체 6위)의 WAR을 기록했다. 개인 타이틀은 없지만 각종 타격 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다. 실제로 2017시즌 KIA 타이거즈를 우승으로 이끈 양현종은 4.56(19위)의 WAR을 기록하고도 MVP를 수상했다. 20승을 달성했다는 점과 팀을 우승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강백호도 가장 ‘막내’구단인 KT를 우승시켰다는 점과 우승팀의 중심타선에서 최상위권의 타격지표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충분히 MVP를 수상할 자격을 보여줬다.

오승환. ⓒ스포츠코리아
삼성 라이온즈를 6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끈 ‘끝판왕’ 오승환도 역대 최초 마무리 투수 MVP에 도전장을 내민다. 오승환은 올 시즌 64경기에 등판해 62이닝을 던지며 2.03의 평균자책점과 44세이브(1위)를 거뒀다. 불펜투수 특성상 오승환의 WAR은 3.03에 그쳤다. 팀은 KT 위즈와의 타이브레이크에서 패하며 한국시리즈 직행 진출권을 따지 못했지만 2021 정규시즌 144경기 76승 9무 59패 5할6푼3리의 승률을 기록하며 정규시즌을 KT와 공동 1위로 마무리했다.

WAR 순으로 MVP를 정하면 미란다가 수상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MVP는 객관적인 지표를 기반으로 수상하는 자리가 아니다. 기자들의 투표로 정해진다. 그렇기에 압도적인 후보가 없는 이번 시즌의 MVP 수상자 예측이 더욱 어렵다.

냉정하게 말해 오승환의 수상 가능성은 높지 않다. 오승환은 39세라는 나이에도 세이브 1위(44개)를 기록하고 팀을 정규시즌 승률 1위로 이끌었지만 불펜투수라는 특성상 WAR이 3.03으로 너무 낮다.

그렇다면 미란다, 강백호, 이정후의 3파전으로 압축된다. 미란다는 2021시즌 WAR, 탈삼진, 평균자책점 전체 1위다. 하지만 소속팀인 두산은 정규시즌 4위에 머물렀다. 이정후는 타격왕과 야수 WAR 1위에 등극했다. 그러나 소속팀인 키움은 정규시즌 5위에 머물렀다. 강백호는 개인타이틀이 없지만 소속팀인 KT를 창단 첫 통합우승까지 이끌었다.

투수 WAR 1위, 야수 WAR 1위, 팀 우승의 일등공신, 세이브 1위 중 누가 MVP 수상자가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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