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준 ⓒ연합뉴스
[스포츠한국 수원=노진주 기자] 유한준(KT위즈)의 우승을 향한 간절함이 맹타로 연결됐다.

유한준은 지난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KBO리그 역대 55번째로 개인 통산 150홈런 고지를 밟았다.

유한준의 활약 덕에 KT는 NC를 5-2로 눌렀다.

유한준은 경기 중반까지 침묵했다. 첫 타석에서 중견수 플라이 아웃, 두 번째 타석에선 2루수 플라이로 돌아섰다.

세 번째 타석부터 서서히 불을 뿜었다. 1-2로 뒤진 7회말. 팀의 선두타자로 나선 유한준은 바뀐 투수 김진성의 초구 143km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익수 앞 1루타를 만들어냈다. 이후 장성우의 적시타로 2-2 동점을 알리는 득점까지 올렸다.

홈런으로 정점을 찍었다. 네 번째 타석인 8회말 4-2로 앞선 상황에서 유한준은 바뀐 투수 김영규의 5구째 139km 직구를 잡아당겨 좌월 솔로포를 뽑아냈다. 팽팽했던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소중한 1점이었다.

경기 후 유한준은 “마지막 홈경기를 이겨서 너무 기쁘고 마지막 타석에서 홈런을 쳐 기분 좋은 하루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1루에 있던 유한준은 장성우의 적시타에 힘입어 곧바로 홈까지 질주해 동점 득점을 올렸다. 전력 질주하느라 힘들어 보였다는 질문에 “네”라고 답한 뒤 “타구 판단을 할 때 못 잡는 공이라 생각하고 무조건 홈까지 들어간다고 보고 뛰었다”고 말했다.

홈까지 들어올 때 유한준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는 “더블헤더 1차전도 그렇고 팀 타선이 침체돼 있었다. ‘반드시 득점을 해야지’ 이런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유한준 ⓒ연합뉴스
유한준은 불혹의 나이다. 부상을 겪으면 은퇴까지 고려해야 하는 시기다. 두려움은 없을까.

유한준은 “솔직히 부상이 염려된다”고 털어놓으면서도 “지금 시기에 부상당하면 큰 경기에 쉽지 않다. 후배들이 이끌어 온 것을 망치고 싶지 않다. 부상보다 이게 더 중요하다. 계약 마지막 해고 팀도 1위 경쟁을 하고 있어서 지금 내가 부상을 생각할 여건은 아닌 것 같다. 하늘에 맡기겠다”고 했다.

KBO리그 출범 이후 최초의 ‘1위 결정전 단판 승부’ 가능성이 열렸다. KT와 삼성의 ‘승무패’가 모두 같은 상황. 단 두 경기가 남았다. 여기서 두 팀의 승패 결과가 같다면 ‘1위 결정전'이 열린다. 타이브레이크가 현실이 될 수 있단 이야기다.

유한준은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선수들끼리도 이야기한다”며 타이브레이크가 현실성이 아예 없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했다.

KT는 정규시즌 우승 경쟁이 처음이다. 유한준은 “비록 지금 1위를 하고 있다가 2위로 내려와서 일각에선 실망스러움도 있지만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라며 “힘든 시기지만 우리가 시작을 했다. 마무리도 우리가 지어야 한다. ‘서로를 믿으면서 다 내려놓고 경기하자’ 이런 이야기를 선수들과 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르는 우승 기회에서 유한준은 자신을 내려놨다. 몸을 아끼지 않는다. 부상 염려마저 장애물이 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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