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 감독이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대표팀이 고전하자 속이 탄 듯 물을 마시고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가 도쿄 올림픽 쇼크를 딛고 국제대회 경쟁력 강화와 새로운 대표팀 운영방안 마련에 최근 착수했다. 이를 위해 정지택 총재가 여러 야구 관련 인사를 만나고 다음달 실행위원회(단장 회의)에서 결과를 공표하기로 했다.

국제대회 경쟁력 강화? 어떤 묘수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것이지? 경쟁력 강화에 대한 답은 뻔하다. KBO 리그 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KBO 리그 수준을 높이려면? 리그 선수의 공급원(源)인 중고교 선수들의 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 10년을 내다보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실천해야 하는 막중한 일이다. 총재가 몇사람을 만나고 아무런 실권이 없는 단장들이 머리를 맞댄다고 뾰족한 방안이 나올까.

현 중고교 선수들의 훈련이나 경기 상황을 살펴보면 수준 향상은 참으로 요원하다. 투수 부문만 보자. 중고교 지도자들은 경기 중 상대 중심 타선이 나오면 투수에게 안 좋은 볼을 던지게 하거나 4구로 걸리는 사인을 내기 일쑤다. 적시타를 맞지 않기 위해서다.

어릴적부터 ‘도망가는 피칭’에 길들여져 있으니 프로에 와서도 마찬가지다. 해마다 KBO 리그의 볼넷 숫자가 늘어나는게 이를 확실히 증명해준다.

중고교 투수들의 나쁜 습관을 고치지 않고 국제 경쟁력을 강화한다고 말하는 것은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나 다름없다.

중고교 팀들은 코로나 사태 이전, 비싼 해외 원정을 갈 수 없어 영상 7도 이하의 쌀쌀한 날씨에도 2월중 남쪽 지방에서 훈련 및 친선 경기를 가진다. 해외에 캠프를 차렸던 일부 여유있는 중고교팀들은 코로나 사태로 출국을 못해 지난해 초부터는 모든 중고교팀들이 국내에서 훈련 및 친선 경기를 갖고 있다.

정형욋과 의사들은 영상 7도 이하의 쌀쌀한 기온에서 투구와 타격을 하면 어깨, 팔꿈치의 근육과 뼈가 손상되기 쉽다고 여러 연구를 통해 밝힌 바 있다. 프로팀 코치들은 “매년 입단하는 투수의 절반이 어깨와 팔꿈치 손상으로 수술을 받거나 수술 대상”이라고 말한다. 10개팀 모두 사정은 마찬가지다. 2월중 무리한 훈련이나 경기가 원인임은 두말할 필요없다.

위의 두가지를 방치하고 국제경쟁력을 강화한다? 망가진 선수들을 데리고 어떻게 경쟁력을 높이나. 변죽을 울려도 보통 울리는 게 아니다. 단언컨대, 총재가 접촉하는 야구계 인사나 기자들 중 두가지 사안을 제대로 지적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현장의 심각한 사태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매년 생기는 부상 선수를 방치하고 경기력을 높인다는 것은 감나무 밑에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것만큼이나 어리석은 처사다.

대한축구협회처럼 프로와 아마추어가 기구 통합을 하지 않으면 평생 엇박자만 난다. 국제 대회에서 성적이 부진할 때마다 경쟁력 강화를 부르짖지만 늘 구두선(口頭禪, 실행이 따르지 않는 헛된 말)에 그칠 수밖에 없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국제대회에 ‘프로 1군 올스타팀을 선발해야 하나, 혹은 리그를 중단해야 하나’라는 문제는 리그 훼손 금지라는 관점에서 판단하면 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메이저리그처럼 리그를 중단하거나 1군 대표를 보내서는 안된다. 연간 400억원 안팎을 들여 7개월간의 불꽃튀는 페넌트레이스를 벌이는데, 주전 차출과 리그 중단으로 리그가 영향 받아서는 안된다.

올림픽이 인근 일본이나 중국에서 열리지 않는 한 프로 1.5군과 대학 유망주들을 출전시켜야 한다. 일부 선수의 병역 면제 혜택을 위해 각팀 주전들이 들러리를 서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국위선양? 올림픽에서는 잘 해야 동메달이란 게 만천하에 드러났는데 동메달이 무슨 국위선양인가? 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 대표팀이 대회 때마다 45~80개의 금메달을 따는데 야구가 금메달 하나 추가한다고 국위가 선양될리는 결코 없다.

개막 전(前)인 3월에 열리는 WBC나 리그 종료후인 11월에 열리는 ‘프리미어12’ 대회에도 1.5군을 보내면 된다. ‘FA(자유계약선수) 몸값’이 보통 수십억원에 달해 1군 주전들은 3월에 절대로 힘껏 던지거나 휘두르지 않는다. 11월은 체력이 다 빠진 상태라 부상을 염려해 A급 선수들은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 그럴바에야 ‘물불을 가리지 않고 뛰는’ 1.5군 출전이 성적 올리기에 훨씬 효과적이다.

전임감독 문제도 이번 올림픽에서 해답이 나왔다. 전임감독은 KBO 리그 경기를 주로 TV 중계로 지켜봐 선수 개개인 전력 파악이 힘들다. 감독의 경기 감각도 뒤져 도쿄 올림픽에서 졸전을 거듭해 수치스런 4위에 그쳤다.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 감독이 국가대표 사령탑을 맡으면 된다. KBO 사무국에서는 감독들이 거절한다는 핑계를 대지만 KBO 이사회에서 결정을 내리면 그만이다.

KBO 사옥

*김경문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사퇴를 하지 않아 계속 말썽이 되고 있다. ‘치욕스런 노메달’에 그쳤으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물러나는 게 도리인데 ‘죄송하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김 전 감독의 임기는 10월말까지다. 그의 연봉은 3억원(월 2천500만원)으로 추정된다. 사퇴도 않고 어물쩡 물러나며 8,9,10월 3개월분 급여 7천5백만원을 챙기고 있다(업무추진비를 수령하는지는 확인안됨). 정말 염치없는 짓이다. 야구계에서 존경받았던 인물답게 깨끗이 사퇴하며 잔여 급여 3개월치를 반납해야 하는데도 참으로 부끄러운 전력을 남기고 있다.

쓸데없는 돈, 7천5백만원을 낭비하는 KBO도 문제다. 김 감독과의 계약 조건이 어떤지는 모르지만 참담한 성적표를 이유로 중도 해임시켜 급여 지급을 막아야 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 한국이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에 0대5로 져 예선 탈락하자 대한축구협회는 경기후 현지에서 차범근 감독을 경질했다. 국민적 분노가 워낙 컸기 때문이다. 팬들이 표출하는 분노의 강도는 프랑스 월드컵이나 도쿄 올림픽이나 마찬가지로 세다.

그런데도 왜 김 감독에게 온정을 베풀까. 김감독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KBO는 국가대표 선발 주관 단체인 대한야구베이스볼협회와 긴급 협의, 지금이라도 감독을 해임시켜야 한다.

본인이 사퇴하지 않으면 강제로라도 끌어내려야 한다. 그게 분노한 팬심을 조금이라도 달래는 방법이다. ‘도쿄 참사’로 인한 많은 국민들의 실망과 좌절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김감독에 대한 KBO의 무관용은 조금도 용서받을 수 없다. 김 감독을 감싸다 팬을 잃는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짓도 없을 것이다.

국가대표팀 선발에 직, 간접으로 간여한 김시진 기술위원회 위원장의 처신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 위원장은 김 전 감독처럼 급여를 받진 않지만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역시 사퇴를 했어야 하나, 은근슬쩍 눌러앉고 있다.

KBO 사무국은 김위원장의 임기가 끝났다고 비공식적으로 말하고 있지만 계약기간은 김경문 감독과 마찬가지로 10월 말로 보인다. 어떤 식으로든 공식적으로 그의 진퇴가 정해져야 한다(김위원장의 업무추진비 지급은 확인안됨).

이 두 사람의 직위를 명쾌히 정리해야 할 KBO 고위직은 한달 가까이 수수방관하고 있다. 똑같은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NC는 금요일 창원 경기 시작을 직장인들의 편의를 위해 지난 4월부터 오후 7시로 늦췄다. 하지만 무관중 경기인데 왜 8월부터 7시로 강행하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다른 구장은 오후 6시30분 시작).

오후 7시에 시작함으로써 직접적으로 불편을 겪는 야구관계자들이 수백명에 이른다. 양팀 선수단은 제외하더라도 구단 임직원, 구장 관리요원, 취재진, 중계진, KBO 직원 등이 금요일마다 근무가 30분씩 애꿎게 연장되고 있다. TV, 스마트폰 시청자를 포함하면 그 숫자는 1만명 가까이로 늘어난다. 그야말로 ‘웃기는 짬뽕’이다.

NC 측은 시즌 개막전에 KBO와 협의해 조정한 원칙을 고수한다지만 상황이 바뀌면 당연히 변경해야 한다. 규칙 변경의 대표적인 것이 후반기부터 연장전을 없앤 것이다. NC가 현명하지 못한 처사를 한다면 KBO 사무국에서라도 조치를 해야 한다.

*지난 7월초 서울 잠실구장 근처 호텔에서 장기투숙하며 늦은 밤과 새벽까지 3개 구단 선수들을 잇달아 만난 여성 2인의 정체는 두달이 다돼 가는 지금까지 후속 소식이 없다. 노련한 수사관이면 어떤 혐의를 씌워서라도 한,두시간만에 대면조사로 여성들의 정체를 밝힐수 있는 가벼운 사건이다. 그런데 관할 경찰이 수사의지가 없는지, 어떤 세력들이 사건을 덮으려고 하는지, 날로 궁금증이 커져 간다. 본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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