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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구=윤승재 기자] “작년 피홈런 하나 까인 기분이에요.”

삼성 라이온즈 투수 원태인이 내야수 오재일에게 조금 특별한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원태인은 1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4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8승을 수확했다.

이날 원태인은 7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1피홈런)로 NC 타선을 꽁꽁 묶었다. 최고 구속도 150km/h가 찍힐 정도로 빠른 공을 마음껏 뿌렸다. 2회 볼넷으로만 주자 3명을 보내며 1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이후 안정적인 피칭을 이어가며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야수들의 호수비도 빛났다. 특히 7회 2사 상황서 나온 오재일의 호수비가 빛을 발했다. 강진성의 타구가 크게 떠오르며 1루 쪽 더그아웃으로 넘어갔는데, 1루수 오재일이 팔을 뻗어 이를 낚아챈 것. 펜스를 넘어갈 뻔한 위험한 상황이었는데도 오재일이 몸을 날려 포구해냈다. 이 포구로 원태인은 7이닝을 채우며 ‘퀄리티스타트+(7이닝 3실점 이하)’를 기록했다.

경기 후 원태인은 오재일의 호수비를 회상하면서 “선배님이 부상을 무릅쓰고 끝까지 쫓아가 잡아주셨다”라며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원태인은 “작년에 맞은 홈런 한 개를 까인 기분이다”라면서 좌중을 웃게 만들었다.

지난해까지 두산맨이었던 오재일은 원태인에게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원태인은 데뷔 이후 지난 2년 동안 오재일에게 타율 0.615(13타수 8안타)에 5홈런 15타점을 허용하며 맥을 추리지 못했다. 하지만 그랬던 오재일이 FA로 삼성에 둥지를 틀며 동료가 됐다. 원태인에겐 달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었다.

원태인은 “든든한 지원군이 온 것 같다. 타격 뿐만 아니라 수비도 잘하셔서 든든하다. 내가 땅볼이 많이 나오는 스타일인데 선배님이 오셔서 좀 더 승부를 할 수 있게 됐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한편, 원태인도 삼성도 오재일 덕분에 승리를 챙길 수 있었던 하루였다. 3회 1사 만루 상황에서 오재일이 3루쪽 파울라인을 따라 지나가는 내야 땅볼 타구를 만들어냈고, 전력질주로 1루를 먼저 밟으며 안타까지 만들어냈다. 그 사이 3루주자 박해민이 홈을 밟으면서 선취점을 올렸다. 오재일의 전력질주와 호수비 덕분에 함박 웃음을 지을 수 있었던 원태인과 삼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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