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현 ⓒLG트윈스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노진주 기자] LG 트윈스 내야수 백승현(26)이 올 시즌 투수로 전향한 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올랐다. 그는 왜 투수로 포지션을 변경할 것일까.

류지현 LG 감독은 3일 우천 취소된 잠실 KT전을 앞두고 투수로 전향한 백승현의 1군 엔트리 합류 소식을 전했다. 선발의 한 주축이었던 정찬헌의 회복이 다소 더뎌 잠깐 휴식기를 부여한 LG는 이 자리를 백승현을 콜업하면서 채웠다.

2015년 2차 3라운드 30순위로 LG트윈스에 입단한 백승현의 원래 포지션은 유격수다. 강한 어깨와 송구 능력으로 유망주로 분류됐다.

군 복무 후 2017년부터 정식 선수가 된 백승현은 유격수 오지환을 이을 내야수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얻은 기회를 번번이 살리지 못해 주로 2군에서 뛰었다. 그 점이 투수 전향을 결정한 결정적인 계기이기도 하다.

2018년도 2군 5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2푼9리였던 백승현은 2019년 때 3할3리(56경기), 2020년 3할4푼9리(17경기)로 타율을 끌어올리며 잠재력을 실력으로 보여줬다.

그런데 유독 1군 무대에만 서면 얼어붙었다. 성적이 2군에서만큼 나오지 않았다.

2017-2018년 1군 출전 경기수가 한 자릿수에 그쳤던 백승현은 2019년 처음으로 두 자릿수인 14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타율은 1할6푼7리. 2020년엔 27경기에 나섰지만 타율은 영 시원찮았다. 2할5푼.

더 잘해야 하는 1군 경기에서 예상 밖의 성적을 낸 백승현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류 감독은 “오지환 바로 다음으로 백승현을 생각할 만큼 굉장한 유망주 유격수였다. 그러나 1군에서의 결과가 2군과 다르다 보니 공격면에서 선수가 혼란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고민 끝에 백승현은 지난해 말 코칭스태프에게 투수 전향을 요청했고, 이는 받아들여졌다.

백승현 ⓒLG트윈스 제공
근거 없는 요청이 아니었다. 백승현은 과거 마운드를 올라 좋은 결과를 낸 경험이 있다. 그는 지난해 1월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호주리그를 경험할 때 팀 내 투수가 바닥나자 급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이때 전문투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최고 구속 154km의 강속구를 뿌려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류 감독은 "유격수 출신인 백승현은 기본적으로 송구에 대한 강점 있다"면서 "그러다보니 (선수 스스로도) 투수로 도전해 볼 만하단 생각을 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돌아선 상태에서 선수가 투수 전향을 요청했다. (오지환이 버티고 있는) 1군 유격수 자리를 내줄 상황도 아니어서 선수의 의견을 수용했다”고 말했다.

백승현은 올해 4월부터 2군 마운드에 올라 실전 감각을 익히고 있다.

류 감독은 “작년 후반기부터 투수로서 몸 상태 준비했다. 현시점에 2군에서 등판을 여러 번 했다. 안정감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이쯤에서 우리가 (1군)경험을 시킬 필요가 있겠다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미 “첫 등판부터 너무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한 단계씩 올라간다고 생각하자. 차근차근히 하다 보면 정점에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며 조언을 건넨 류 감독은 이르면 오는 주말 경기 때 백승현을 마운드에서 테스트해 볼 예정이다.

백승현 ⓒLG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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