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거리두기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계속되면서 지난해부터 관중 늘리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리두기가 잘 지켜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15일은 KBO(한국야구위원회) 정지택 총재가 취임한 지 100일이 되는 날이다. 대통령, 장관은 물론 각종 단체장들도 취임 100일이 되면 취임후의 업적, 소감이나 메시지를 남기는 게 관례다.

그런데, 정총재는 아무런 일도 없다는 듯 100일을 지나치고 말았다. 아마 KBO나 구단 임직원, 심지어 취재 기자들까지도 100일이 언제인지 몰랐을 것이다.

3년 임기인데 취임 100일간 뚜렷한 업적을 남기기란 쉽지 않다. 더구나 코로나로 인한 위기상황 아닌가? 하지만 정총재가 취임사에서 강조한 것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은 미흡해 보인다.

정총재는 역대 어느 총재보다 열심히 업무에 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9시면 정시 출근해 각종 현안을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아직 눈에 띄는 업적이 없는 게 아쉽다.

구단들의 ‘발등의 불’은 관중 증대에 따른 수익 증가다. 지금처럼 10% 입장과 관중 취식금지가 계속된다면 구단마다 지난해처럼 최소 100억원의 손실을 볼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작년 롯데처럼 금융권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구단이 또 생길 수가 있다. 이런 상황인 만큼 정총재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발벗고 나서야 한다.

정총재가 직접 챙김으로써 코로나 방역관리는 철저해졌고 대응 체제도 거의 완벽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런데도 입장 관중을 늘리지 못하고 관중 취식 금지 조치가 풀리지 않고 있는 건 KBO가 소극적으로 움직이는 탓이라는 지적이 있다.

정지택 총재.

거리두기 지침이 강화됐는데도 대형 쇼핑몰과 백화점에 주말 이틀동안 100만명이나 몰리고 있다. 그런데도 유독 프로야구 포함 프로스포츠 경기장의 입장수가 정원의 10%로 제한되고 있다. 야구장은 실외인데 관중 7~8천명 입장이 허용되지 않는 것은 쇼핑몰과 비교해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

소상공인의 생계를 위협하는 관중 취식금지도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언젠가 있을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앞두고 KBO가 적극적으로 정부에 요구해야될 사안이다. 물론 이는 KBO만의 문제가 아니라 프로축구 등 4대 프로스포츠가 가입된 프로스포츠협회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지만 프로야구는 비즈니스 규모가 가장 크므로 KBO가 앞장서야 한다.

정부를 움직이는 것은 관련부처 장관 방문이나 합법적인 시위를 하는 방법이 있지만 여론을 환기시키는 게 효과적인 방안이다. 여론을 환기시키는 것은 언론의 지원을 받는 게 가장 좋은데, 현재 정총재는 취임 이후 일체 공식적으로 언론 접근을 않고 있다.

이는 정총재가 취임사에서 밝힌 것처럼 “많은 분들과 머리를 맞대겠다”고 공언한 것과는 거리가 있다. 언론을 통해 지속적으로 프로야구단의 어려움을 호소해야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는데, 지금처럼 ‘무대응’ ‘무반응’을 일삼는다면 정부에서 선처를 할 리가 만무하다.

흔히 언론과의 관계는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 가까워서도 안되고 멀어서도 안됨). 하지만 이는 정치권의 일이다. 비즈니스가 급한 KBO로서는 불가근 불가원이 아니라 시가근(時可近, 때때로 가까워야 됨), 나아가 필가근(必可近, 반드시 가까워야 됨)이어야 된다.취임사에서 “리그와 구단 수익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총재의 다짐이 구두선(口頭禪)에 그치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본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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