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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구=윤승재 기자] 삼성 라이온즈로선 경기는 패했지만 소득이 있었던 경기였다. 경기 막판 살아난 타선도 고무적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양창섭의 긴 이닝 소화가 삼성에 더 반가운 소식이었다.

양창섭은 상당히 긴 재활 터널을 지나야 했다. 지난 2019년 팔꿈치 내측 인대 접합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며 이탈한 양창섭은 1년을 통째로 재활에 매진했다. 이후 2020년 복귀했지만 대부분을 2군에서 보내며 기대만큼의 활약을 펼치진 못했다.

하지만 삼성은 조급함 없이 차근차근 양창섭을 준비시켰다. 양창섭도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나서며 차근차근 경기 감각을 키워나갔고, 6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17(29이닝 17자책)으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랬던 양창섭이 2021년, 1군에서 오랜만에 긴 이닝을 소화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지난 20일 대구 SSG전에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나선 양창섭은 3이닝 동안 53개의 공을 던져 4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양창섭이 2이닝 이상 소화한 것은 2018년 10월 9일 인천 SK(현 SSG)전이 마지막으로, 924일 만에 멀티 이닝을 던지며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알렸다.

내용도 나쁘지 않았다. 볼넷이 한 개도 없었다는 것이 고무적이었고, 삼진도 4개나 잡아냈다. 최고 구속도 148km/h까지 나오는 등 구속도 좋았다. 슬라이더(17개)를 비롯해 커브(4개), 포크볼(3개)도 적절히 섞어가며 타선을 상대했다. 이미 분위기가 SSG 쪽으로 넘어간 상황(2-8)에 마운드에 올랐지만, 3이닝 동안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낸 양창섭이었다.

삼성으로선 반가운 소식이다. 아직 최채흥이 부상에서 돌아오지 않은 가운데, 5선발 역할을 맡았던 이승민이 최근 부진하면서 고민에 빠진 상황이다. 그런 의미에서 ‘선발 자원’ 양창섭의 호투가 반갑다. 당장 돌아오는 일요일(25일) KIA전에 다시 5선발이 나설 예정인데, 이승민이 다시 기회를 잡거나 이번에 호투한 양창섭이 새롭게 기회를 받을 확률이 높다.

긴 재활 터널을 지나 약 900일 만에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양창섭이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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