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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구=윤승재 기자] 평균자책점 1.00.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은 현재 리그 투수 순위 가장 위에 올라있다. 난다 긴다 하는 국내 투수들은 물론, 외국인 투수들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원태인의 시즌 초 활약은 낯설지 않다. 지난 시즌 초반에도 두 달 동안 맹활약하며 10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2.96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체력적으로 지친 모습을 보이면서 난조를 보였고, 결국 6승 10패 평균자책점 4.89라는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쳐야 했다.

이번 시즌도 초반 페이스는 상당하다. 하지만 지난 해와는 다르다는 것이 원태인의 설명이다. 비시즌 동안의 준비와 루틴의 정립, 그리고 이제까지의 투구 내용이 지난 해와는 다르다는 것.

우선 투구 내용이 달라졌다. 비시즌 동안 슬라이더에 공을 들여온 원태인은 주무기 체인지업과 함께 다양한 공을 던질 수 있게 됐다. 이전까지 직구로 윽박지르며 타자들을 압도해왔다면 지금은 다양한 변화구로 타자들을 노련하게 상대할 수 있는 스킬이 생겼다.

덕분에 삼진 개수(25개)도 많아졌다. 특히 지난 18일 롯데전에서는 삼진 10개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의 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는 원태인이다.

원태인은 “학창시절부터 직구로 윽박지르는 선수라 삼진을 많이 잡아본 적이 없다. 하지만 헛스윙 삼진이 많이 나오니까 야구가 재밌어졌다. 2스트라이크에서 삼진을 잡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더 재밌어졌다”라며 웃었다.

세부 지표도 좋다. 이닝 당 출루 허용률(WHIP)이 0.83에 불과하고, 피안타율도 0.185로 매우 낮다. 지난 시즌 초반 10경기 동안 1.34의 WHIP과 0.251의 피안타율을 기록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사진=윤승재 기자)
원태인은 “애초에 주자를 내보내지 않으면 위기도 없다는 코치님의 조언에 매 이닝 선두타자를 잡고 시작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생각하고 던진다. 또 힘보다는 정확한 제구로 잡자는 (강)민호 형의 조언도 있었다. 자신감이 계속 붙고 있어 좋은 결과가 나온다”라며 기뻐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후반기만 되면 힘이 떨어지는 원태인만의 징크스 때문이다. 이에 원태인은 비시즌 동안 웨이트 훈련을 하는 데 집중했다. 힘이 있어야 후반기에 버틸 수 있다는 생각에 힘을 키웠다.

여기에 ‘루틴왕’이라 불리는 뷰캐넌에게 루틴을 배워가며 자신만의 루틴도 정립해나가고 있다. 지난 시즌 풀타임을 소화하며 좋은 성적을 거둔 뷰캐넌이기에 원태인은 그의 루틴을 따라하면서 페이스 유지에 도움을 받고 있다. 여기에 뷰캐넌의 주무기 투심까지 관심을 보이며 팔색조 투수로 성장하는 원태인이다.

원태인은 “계속 연습은 하고는 있지만 아직 시합에 쓸 정도는 아니다”라고 웃으면서 “뷰캐넌도 내게 체인지업 던지는 방법을 물어본다. 비슷한 유형의 선수라 서로 물어보면서 돕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아직 세 경기지만 원태인의 ‘도쿄올림픽’ 꿈도 무럭무럭 익어가고 있다. 원태인은 “올림픽이 1년 미뤄진다고 했을 때 최종까진 아니더라도 예비 엔트리에 들어가서 좋은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직 3경기 뿐이지만 욕심이 있다”라며 올림픽을 향한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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