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MBC 청룡의 원년 멤버였던 하기룡 전 원광대 감독이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 올드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사진은 올스타전에서의 투구 모습.
지난 10일 MBC 청룡의 원년 멤버이자 에이스로 활약했던 하기룡 전 원광대 감독이 향년 66세로 타계했다. 하 전 감독은 동기인 이광은(전 LG 감독), 신언호(배재고 감독)와 함께 1975~76년 배재고 야구 전성기를 이끌었다.

대학 진학을 않고 직행한 실업야구 상업은행(옛 우리은행) 시절엔 3차례나 우수투수상을 탔다.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3연속 완봉승을 거두는 등 7시즌 동안 50승 43패(16세이브) 자책점 2.87을 기록했다.

필자가 그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기는 건 100세 시대에 너무 빨리 타계한데다 그보다 두 살 많은 야구팬 및 기자로서 고교 시절부터 프로까지 그의 활약을 쭉 지켜봤기 때문이다. 그는 은퇴후에도 삼성, 현대, 두산, LG 등 코치를 역임하며 유망주들을 길러냈다.

하 전 감독의 타계를 계기로 70세 이전에 세상을 떠난 1950년대생 스타 플레이어들을 살펴보니 의외로 많다.

1970년대 말~1980년대 초 국가대표 주전포수로 활약했던 심재원(1953~1994)은 41세로 너무 일찍 타계했다. 경북고-고려대-삼성 라이온즈에서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던 황규봉(1953~2016)은 63세, 부산고-한양대-롯데 자이언츠의 유명한 좌완투수였던 김정수(1953~2017)는 64세에 유명을 달리했다.

경남고-고려대의 에이스였으며 롯데 자이언츠 코치를 지낸 김성관(1952~2020)은 5명의 스타 플레이어중 가장 오랜 68세까지 살았다(말년엔 치매로 고생). 이들보다 몇년 후배이나 프로야구 레전드인 장효조(1956~2011.9.7)와 최동원(1958~2011.9.14)은 50대 초중반에 타계해 팬들을 가슴 아프게 했다.

한국 남자의 평균 기대수명이 80.3세(2019년)임에 비추면 이들 7명은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특별히 장수를 하지 못한 이유가 있을까? 이들보다 11~17세가 많은 김응용(전 해태감독), 박영길(전 롯데감독), 김성근(전 SK 감독, 이상 80세), 강병철(75) 전 롯데 감독은 여전히 건강한 모습으로 야구 현장에 나타나는 데 비하면 이들은 무슨 건강하지 못한 공통점이 있어 보인다.

먼저, 한국전쟁(1950.6.25~1953.7.27) 전후 유아기를 보내 충분한 영양 섭취를 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기저질환을 다른 세대보다 빨리 앓은 것이 원인일 수 있다. 또 고교야구가 1970년부터 엄청난 인기를 누렸는데, 고교야구 전성기의 1세대인 이들이 피말리는 경쟁속에 몸을 혹사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중 절반 이상이 흡연과 과음에 빠진 것도 수명을 앞당겼다.

이들 7명이 모두 영남 출신인 점은 특이하다. 황규봉(경북고)과 장효조(대구상고)는 대구 출신이다. 김성관, 최동원(이상 경남고)과 김정수, 심재원(이상 부산고)은 부산 출신이며 하기룡은 배재고(서울)를 나왔으나 초등-중학은 부산에서 졸업했다. 하기룡을 제외하고 6명이 영남의 야구 명문고 출신인 점은 정상권에서 극심한 우승 경쟁을 펼친 스트레스가 질병의 원인이 됐을 개연성도 있다.

어쨌든, 영남 출신의 1950년대생 야구인은 현재 별 이상이 없다 하더라도 건강에 더욱 유의하며 매년 건강 정밀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지난 8일 KBO(한국야구위원회) 이사회(사장단회의)는 올해 정규시즌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될 경우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더블헤더 및 특별 서스펜디드, 월요일 경기를 편성하기로 했다. 선수들의 체력소모를 막고 지난 시즌처럼 11월 하순에 한국시리즈가 끝나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처럼 더블헤더 7이닝 경기, 연장전없이 갖는 승부치기를 결정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올해는 국내에서 차가운 날씨 속에 스프링캠프를 갖는 만큼 부상 우려가 크므로 경기 시간을 단축하는 건 144경기의 필수조건이다. 본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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