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2월 시작과 함께 일제히 국내에서 겨울훈련에 들어간다. 하지만 아직은 날씨가 쌀쌀해 부상 위험이 높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지난해 삼성 전지훈련 모습.

많은 야구 전문가들은 올시즌 성적의 최고 변수는 ‘부상’이라고 지적한다. 1일부터 시작된 스프링캠프가 말이 스프링캠프지 쌀쌀한 날씨 속에 펼쳐지는 ‘윈터 캠프’인 탓이다.

25도 안팎의 따뜻한 고척돔의 실내 온도속에 캠프를 차리는 키움을 제외한 9개 구단은 낮에도 영상 7도가 될까 말까한 ‘야외 캠프지’에서 2월 중 훈련을 한다. 9개팀 감독과 트레이너들은 ‘2월 훈련’이 부상 위험을 안고 있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체력훈련만 할 수 없어 전술훈련을 실시하게 된다.

먼저, 9개팀들의 전훈지를 살펴보자.

두산(이천 베어스파크), LG(이천 챔피언스파크)는 2군 훈련장에서 캠프를 연 뒤 중순 이후에는 나란히 남쪽 지방으로 이동한다. NC(창원 NC파크)와 KIA(광주 챔피언스필드), 롯데(사직구장), 삼성(경산 볼파크)은 기존 홈구장이나 자체 시설을 활용한다.

KT는 부산 울산에서, 한화는 경남 거제에서 훈련을 시작한 뒤 각각 2군 구장인 전북 익산과 충남 서산으로 복귀한다. SK는 10개팀중 유일하게 ‘해외(海外)’인 제주 서귀포 강창학야구장에서 34일간 훈련한다.

문제는 이들 지역의 날씨다. 두산과 LG는 가장 추운 곳에서 스프링캠프에 돌입하는데 이천의 2월 평균 기온은 영하 1도쯤 된다. 부산, 울산, 창원 등 남쪽 지방의 2월 평균 기온은 2~4도다.

서귀포는 2월 중순 이후로는 평균 7~9도까지 기온이 올라가지만 찬바람이 자주 불어 체감 온도는 남쪽 지방과 비슷하다. 이런 찬 기온에서 공을 던지고, 타격을 하고, 수비훈련을 한다면 정형외과 의사들이 우려하듯 부상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SK 김원형 신임 감독은 김성근 감독 시절의 호된 훈련을 재현한다고 벼르고 있어 더 걱정스럽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KIA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2월 중순까지 절대로 방망이와 공을 잡지 못하게 지시를 해 선수들은 보름동안 체력훈련에 땀을 쏟게 된다.

날씨 상황만 살펴보면 키움이 가장 쾌적인 조건에서 일찌감치 투타 훈련을 해 시즌 초부터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확률이 높다. 하지만 ‘호사다마(好事多魔)’라고, ‘전력의 70%’라고 하는 외국인 투수 에릭 요키시와 조쉬 스미스가 늦게 캠프에 합류하고 외국인 타자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메이저리그로 떠난 김하성의 공백도 크다.

키움 다음으로 KIA가 부상 위험에 덜 노출될 것으로 보이는데, 윌리엄스 감독의 한국야구 적응력에 더해 올해는 5강 진입이 유력해 보인다.

훈련 효율이 가장 염려되는 팀은 한화다. 외국인 코칭스태프 4명과 3명의 외국인 선수를 위한 통역 직원이 5명에 이른다. 우리말과 영어가 어지러이 날아다닐 훈련장, 얼마만큼 소통이 돼 훈련 효과를 거둘지 흥미진진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부분이다(한화는 캠프 첫날인 1일, 비로 운동장이 흠뻑 젖어 실내훈련으로 대체).

1일부터 ‘스프링 캠프→팀간 연습경기→시범경기’를 거치며 어떤 팀, 어떤 선수가 부상을 당하고 부진에 빠질지 세밀히 살피는 것은 팬들에게 또 다른 관심거리다.

FA 계약을 마친 이대호.

*FA(자유계약선수)인 롯데 이대호(39)가 지난 28일 계약기간 2년에 총액 26억원(계약금과 연봉 각 8억원, 우승 옵션 매년 1억원)으로 계약을 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우승 옵션이다. 우승하면 지역내 불우이웃돕기에 1억원을 기부하지만 못하면 기부 약속은 ‘부도수표’가 된다. 불특정 다수이긴 하지만 지역내 불우이웃들이 이 소식을 듣고 아마 기가 찼을지 모른다. “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내세우며 생색을 내느냐”고.

롯데의 2년내 (한국시리즈)우승을 예상하는 야구 전문가는 100명중 한,두명이 될까 말까 하다. 그만큼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런 흰소리를 할바에야 이대호는 현실 가능한 조건을 제시했어야 했다.

“팀 우승을 위해 2년간 온몸을 던질건데, 혹 우승을 못하면 팬들의 기대를 저버린 벌칙 개념으로 불우이웃을 위해 개인 돈 1억원을 희사하겠다”고 선언을 했어야 했다. 그게 대타자다운 배포가 아닐까. 본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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