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이번스에서 뛸 당시의 김광현. 사진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노진주 기자] SK와이번스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난해 미국 무대로 건너간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의 꿈도 함께 사라진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26일 SK텔레콤 ‘주식 및 자산 매매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SK와이번스 주식 100%와 토지 및 건물을 1352억 8000만 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두 기업 간 정식 양수·양도 계약일은 2월 23일이다. 이후 3월 신세계 이마트 체제의 야구단이 출범한다. 이제 SK와이번스는 야구팬들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팀이 된다.

SK와이번스의 역사는 꽤 깊다. 지난 2000년, 해체된 쌍방울 레이더스를 인수해 인천을 연고로 팀을 재창단했던 SK는 2000년대 후반에 전성시대를 맞았다. ‘야신’ 김성근 감독 체제였던 2007년· 2008년·2010년 통합우승을 거두며 ‘왕조’를 구축했다. 구단 창단 '첫 외국인' 트레이 힐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8년에는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V4’를 완성했다.

우승하지 못했을 때에도 그 근처까진 갔다. SK는 21년 동안 12번의 포스트시즌 진출, 8번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일궈냈다.

지난 시즌 뜻밖의 부진으로 SK는 9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지만, 불과 3년 전만 하더라고 리그 최정상에 올랐던 팀이다. 한 시즌 부진으로 쉽게 무너질 명성이 아니라지만, SK는 빠른 시일 내 반등을 위해 대표이사와 단장, 감독을 모두 교체하는 특단의 조치를 강행했다. 또 외부 FA로 내야수 최주환과 투수 김상수 등을 영입하며 내년 시즌 환골탈태를 예고했다.

하지만 신세계 이마트의 구단 인수 소식이 확정되면서 SK와이번스는 21년 세월을 뒤로하고 역사 속으로 묻히게 됐다. 선수단과 프런트의 고용 승계가 100% 이뤄지고, SK가 이어왔던 인천 연고지 및 팬 프렌들리 전략을 신세계 이마트가 이어간다지만, 형용 불가한 허탈감이 존재하는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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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이번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선수들은 이제 고향 방문을 할 수 없게 됐다.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13년간 SK ‘에이스’ 역할을 한 투수 김광현이다. 2007년 구단에 입단한 그는 SK유니폼을 입고 통산 298경기에 나서 136승 77패 평균자책점 3.27을 남기며 KBO리그 대표 좌완 투완 투수로 거듭났다.

2019시즌을 마친 후 김광현은 SK와이번스의 동의 하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세인트루이스와 2년 계약을 맺었다. SK의 지지가 아니었다면, 빅리그 무대에서 공을 던지는 김광현의 모습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입단식에서 ‘전 직장’ SK에 연신 고마움을 드러내기까지 했다.

은퇴 경기를 SK마운드 위에서 하고 싶다는 소망도 품었던 김광현이다. 그는 지난해 11월 한 방송에 출연해 "은퇴 무대는 SK 와이번스에서 가지고 싶다. 어떻게 보면 '한 번 보내주세요'라고 졸라서 미국에 간 거다. 올해는 (SK 와이번스가) 못 해 마음이 아프다. 다시 돌아와서 팀을 우승시키고 그만두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의가 아닌 타의로 인해 김광현의 ‘SK 드림’은 현실이 되지 못한 채 공중분해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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