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인 만큼 전체 300명에 가까운 1군 선수중 팀마다 한명뿐인 백넘버 21번 선수들의 새해 각오를 살펴보자.
수비학(數秘學)이라는 게 있다. 일련의 겹치는 사건과 특정 숫자간의 기이한 연관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2021년의 ‘21’은 수비학으로 볼때 ‘행운, 위험, 주사위를 던지다, 위험을 감수하다’란 숫자로 나온다. 행운과 위험이 겹치고 갈라진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7개 구단의 백넘버 21번 선수들(모두 투수)은 과연 행운을 잡을 것인가? 위험에 빠질 것인가? 그들의 다짐을 들어본다(10개 구단중 두산과 한화는 21번을 달았던 팀 레전드 박철순, 송진우를 위해 영구결번. KT는 이상화의 지난해말 퇴단후 결번으로 남아 있음).
*롯데 송승준(41)=구단의 배려로 플레잉코치로서 새 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롯데에서의 15년 현역생활을 멋지게 마감하게돼 개인적으론 영광이다. 후배들에게 내가 가진 노하우를 모두 전수해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태겠다.
*삼성 오승환(39)=우리 나이로 벌써 불혹(不惑)이다. 그런 만큼 ‘무엇에든 홀려 정신을 잃는일 없이’ 1구 1구에 혼을 실겠다. 16년전 데뷔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 6년간 포스트시즌을 갈망해온 홈팬들의 정성에 꼭 보답하겠다.
*LG 진해수(35)=지난해를 돌이키면 “내가 좀더 잘했으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을텐데...”라는 아쉬움과 자괴감이 든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어느해보다 열심히 땀을 흘릴 수밖에 없다. 코로나 종식후 잠실을 찾으실 팬들에게 멋진 승부를 보여 드리겠다.
*KIA 홍상삼(31)=2019년말 두산에서 이적한 뒤 예상밖의 성적(4승 5패, 평균 자책 5.06)을 거둬 개인적으로 큰 기쁨이었다. 비시즌기간 더 많은 땀을 흘려 1승이라도 더 올리겠다. 팀의 중견으로서 3년만의 가을야구를 책임지겠다.
*NC 강동연(29)=입단 10년차여서 더욱 후회없는 한해를 보내고 싶다. 나를 믿고 지원해주시는 감독님, 코치님 은혜에 꼭 보답하겠다. 열과 성을 다한 한시즌을 보내 연말엔 부모님으로부터 ‘훌륭한 아들’이라는 소리도 반드시 듣고 싶다.
*키움 김성민(27)=2019년 10월 14일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 역대 PO 최소 투구(1구) 홀드 신기록을 세운 게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이후 부진해 지난해 9월부터 좌완 정통파에서 스리쿼터로 폼을 바꿨다. 올해는 안정된 새폼으로 2년전의 막강 불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SK 김정빈(27)=상무 제대후 지난해는 데뷔 첫승을 올리는데 그쳤지만, 올시즌은 최소 5승에 도전하고 싶다. 중간 계투라도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 투수 출신의 새 감독이 오신만큼 투구 기법을 잘 배워 팀의 상위권 진출에 작은 밀알이라도 되고 싶다.
21번 선수들의 남다른 파이팅으로 출범 40번째 시즌이 더 좋은 기록과 더 풍성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길 기대해본다. 본지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