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번 타자 박한이·박석민 8안타 5타점 합작… 삼성 1차전 승리 원동력

'창'과 '방패'의 대결이 아닌 '창'과 '창'의 불꽃 튀는 접전 양상을 띤 롯데-삼성 간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는 각 팀 1,2번 타자의 활약에 따라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8일 1차전에서 삼성이 12-3으로 대승할 수 있던 큰 원동력은 바로 첨병 듀오 박한이-박석민이 펄펄 날았던 덕분이다.

박한이가 6타수4안타를 때리고 2타점과 3득점을, 박석민이 5타수4안타를 때리고 3타점과 2득점을 했다. 팀이 때린 19안타 중 8안타와 5타점을 합작한 이들 덕분에 삼성은 손쉬운 승리를 낚았다.

반면 롯데는 김주찬과 이인구가 각각 4타수1안타에 묶이면서 중심 타선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끊겼다. 핵 타선의 시발점인 3번 조성환마저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면서 승부의 추는 일찌감치 삼성 쪽으로 기울었다.

발 빠르고 센스 넘치는 타자들이 1,2번을 맡는 타 구단과 달리 선동열 삼성 감독은 오로지 공격을 위한 1,2번 진용을 짰다.

열흘 남짓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하면서 타자들의 컨디션을 유심히 관찰했고 롯데와 일전이 활발한 타격전이 될 것을 예상, 방망이에서 승부를 볼 요량으로 장타력이 좋은 박한이와 박석민을 전진배치해 큰 효과를 봤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평소대로 김주찬과 이인구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포스트시즌 경험이 부족한 이들이 막히면서 한 번도 반전 찬스를 잡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끌려갔다.

선동열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이대호나 카림가르시아가 아닌 김주찬과 조성환"이라고 못박았다.

주자만 있으면 더욱 집중력이 살아나는 롯데 중심 타선을 잡으려면 김주찬과 조성환이 누상에 나가는 걸 원천 봉쇄하겠다는 의지다.

큰 경기일수록 자연스럽게 상대 클린업트리오에 대한 견제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이들이 집중 마크를 뚫고 홈런 한 방을 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로 받아들이겠지만 그전에 롯데의 대량 득점 기회를 완전히 막아 실점을 최대한 줄이겠다는선 감독의 의도가 엿보인다.

삼성은 팀 도루가 59개로 8개 구단 중 꼴찌다. 롯데는 시즌 중 삼성의 두 배가 넘는 133개를 기록했다. 어차피 발 야구로 붙으면 승산이 없다는 걸 삼성은 잘 알고있다.

대신 롯데의 발을 묶으면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충분하다. 롯데 공격의 키를 쥔 김주찬과 조성환이 삼성의 집중 견제를 뚫고 얼마만큼 자주 출루하느냐에 따라 시리즈 전체 판도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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