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에서는 급한 쪽이 악수를 두기 십상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8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페넌트레이스 때와 다른 로이스터 감독의 조급한 작전이 아쉬움을 남겼다.

롯데는 1-0으로 앞선 3회초 선두 박한이에게 2루타, 다음타자 박석민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동점을 허용한 뒤 또 다시 양준혁의 안타와 진갑용의 내야땅볼로 1사 2ㆍ3루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자 로이스터 감독은 5번 타자 최형우를 거르고 박진만과 승부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여기서 만루작전은 아쉬웠다. 아직 초반인 데다 설령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더라도 스코어는 1-3이다. 롯데의 타력을 감안하면 초반 2점은 큰 점수차가 아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은 롯데 선발 송승준에게는 최형우보다 오히려 만루가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만루 작전 이후 6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송승준이 페넌트레이스 때에 비해 좋지 않았던 것도 롯데로서는 뼈아팠다. 올시즌 손민한과 함께 롯데의 원투펀치로 활약한 송승준이지만 다소 기복이 있었던 게 옥에 티였다. 그런데 하필 가장 중요한 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 경기를 그르쳤다.

송승준의 주무기는 포크볼인데 이날은 각도가 밋밋했다. 주무기를 난타 당한 송승준으로서는 던질 구종이 마땅치 않았다. 송승준의 포크볼을 집중적으로 노린 삼성 타자들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올해부터는 준플레이오프가 5전 3선승제로 치러진다. 단기전이긴 하지만 ‘중기전’의 성격도 짙다. 1차전 승리만으로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바라기엔 이르다. 롯데로서는 2차전도 안방인 부산에서 치른다는 게 큰 위안거리다. 2차전을 롯데가 잡는다면 준플레이오프는 5차전까지 갈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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