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 출신, 준PO 1차전 '펄펄'… 2번 박석민도 맹활약

'부산 사나이' 박한이(29.삼성)가 8년 만에 롯데 자이언츠의 가을잔치 첫 승을 바라던 고향팬을 울렸다.

삼성 타선의 첨병 박한이는 8일 롯데와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타수4안타로 2타점, 3득점을 올리며 펄펄 날았다.

부산고 출신인 그는 고3 때인 1996년 삼성에 2차 6번으로 지명됐고 동국대를 졸업한 2001년 계약금 3억원, 연봉 2천만원에 사자 유니폼을 입었다. 박한이는 "이상하게 그 때는 프로보다는 대학에 가고 싶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이날 롯데 팬을 웃기고 울렸다. 0-0이던 2회말 수비 때 카림 가르시아의 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타구를 잘 쫓아가 포구 직전까지 갔지만 너무 일찍 점프하는 바람에 2루타를 만들어줬고 이는 첫 실점의 빌미가 됐다.

그러나 곧 3회초 실수를 만회했다. 선두타자로 나와 중견수 이승화의 머리 위로넘어가는 2루타를 날려 반격 기회를 만들었다. 삼성은 3회에만 12명의 타자가 나서 대거 7점을 뽑아내며 승부를 갈랐다.

박한이는 정규 시즌에서 롯데전 상대 타율이 0.250에 그쳤으나 사직구장에서는 타율 0.348로 좋았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감을 이어갔다.

주루 및 수비 센스가 약간 부족하다는 평을 듣지만 팀 내에서는 그만큼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한 톱타자도 없다.

지난해 특별한 이유 없이 슬럼프에 빠져 데뷔 후 가장 저조한 타율 0.267을 남겼던 박한이는 올해는 시즌 초부터 꾸준한 활약을 펼친 끝에 타율 0.316을 기록하며2004년 이후 4년 만에 타율 3할에 복귀했다.

출루율도 0.414에 달해 '3할대 타율과 4할대 출루율을 동시에 올리면 좋은 톱타자'라는 기준을 충족시켰다.

선동열 감독은 올해 초 "신인 허승민과 박한이를 경쟁시키겠다"며 박한이를 자극했다. 박한이는 "지난해 난 0점짜리 선수였다"며 부활을 위해 겨우내 구슬땀을 흘렸고 보란듯이 올해 재도약에 성공했다.

작년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40경기에서 타율 0.259에 홈런 3방, 18타점을 기록한박한이가 '가을 사나이'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건 2006년 한국시리즈 때였다. 그는 당시 2루타 3방을 때려내며 타율 0.345로 여러 번 찬스를 만들었고 삼성이 까다로운 한화를 물리치고 정상을 밟는 데 큰 몫을 했다.

2년 만에 가을에 부활한 박한이와 2번으로 새롭게 기용된 박석민(5타수4안타3타점) 두 테이블 세터가 19안타 중 8안타와 5타점을 합작하면서 삼성은 롯데가 자랑하는 공포의 핵 타선을 넘어 기분 좋은 첫 승을 낚았다.

박한이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이겨 기쁘다. 2,3차전에서도 편안하게 게임을 즐기겠다. 데뷔 후 8년간 포스트시즌에서 뛰다 보니 이제는 가을 잔치가 편하다"고 말했다.

"올해 정말 신인이라는 각오로 열심히 뛰었다"는 그는 "송승준의 포크볼을 치밀하게 연구했다.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포크볼 등 변화구로 유인구를 던지는 송승준의 습성을 정확히 파악했는데 오늘 제대로 맞아 떨어졌다"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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