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와 준PO 1차전서 12-3 대파… 선발 배영수 5이닝 3실점 'V투'

`관록'의 삼성 라이온즈가 `가을야구' 첫 판에서 소나기 안타를 쏟아내며 사직벌을 초토화시켰다.

정규리그 4위로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했던 삼성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2008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에서 장단 19안타를 몰아쳐 돌풍의 롯데를 12-3으로 대파했다.

예상을 뒤엎고 원정경기에서 대승을 거둔 삼성은 첫 경기의 화끈한 기선 제압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훨씬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됐다.

1989년이후 17차례 열린 준플레이오프는 1차전을 승리한 팀이 모두 플레이오프에서 올랐었다.

또 5전3선승제로 벌어진 역대 20차례의 포스트시즌 시리즈에서 1차전을 패하고도 시리즈를 이긴 팀은 4차례에 불과했다.

초미의 관심이 모아진 1차전은 송승준과 배영수의 선발 대결로 중반까지 팽팽한투수전이 예상됐지만 초반부터 전망이 엇나갔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믿고 내보낸 송승준은 불과 2⅔이닝동안 7안타와 볼넷 3개로 6실점하고 강판, 올시즌 최악의 투구를 보였다.

반면 배영수는 5이닝동안 6안타로 3실점했지만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은 셈이다.

삼성은 1회초 3안타를 쳤지만 카림 가르시아의 총알같은 송구에 홈에서 박한이가 아웃되며 선취점을 놓쳤다.

위기에서 벗어난 롯데는 2회말 가르시아의 2루타와 손광민의 적시타로 먼저 1점을 뽑아 기선을 잡는 듯 했다.

그러나 공수 교대 뒤 삼성 타선이 대폭발했다.

선두타자 박한이가 중월 2루타로 포문을 연 뒤 박석민이 중전적시타를 날려 간단하게 동점을 만들었다. 양준혁도 중전안타로 뒤를 받친 삼성은 진갑용이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지만 최형우가 고의사구로 걸어나가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역전 기회에서 삼성은 박진만이 큼직한 희생플라이, 채태인은 우전안타를 날려 3-1로 뒤집었다.

중심을 잡지 못한 송승준이 김창희를 상대로 볼카운트 0-2에 몰리자 로이스터 감독은 투수를 곧바로 이용훈으로 교체했지만 불붙은 삼성 타선을 막지 못했다.

이용훈은 끝내 김창희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를 자초한 뒤 조동찬에게도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고 박한이와 박석민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7-1로 점수 차가 벌어지고 말았다.

삼성은 5회초에도 상대 실책속에 양준혁이 2타점 적시타를 날려 9-1로 달아나며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롯데는 5회말 박기혁의 2루타와 김주찬의 적시타로 2점을 만회했지만 삼성은 7회초 진갑용의 2타점 적시타 등으로 다시 3점을 추가, 쐐기를 박았다.

삼성 1번 박한이는 6타수 4안타, 2타점으로 공격의 물꼬를 텄고 2번 타순에 배치된 박석민은 5타수 4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펼쳐 경기 MVP로 뽑혔다.

노장 양준혁과 4번 진갑용도 5타수 3안타로 공격을 주도했다.

이날 삼성이 기록한 19안타는 역대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경기 팀 최다안타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5년 준PO 2차전에서 SK가 한화를 상대로 세운 17안타였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9일 오후 6시 사직구장에서 열리며 롯데는 손민한, 삼성은 에니스를 각각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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