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4년차 내야수 이원석(22)은 올해가 너무 아쉽다. 지난해와 2006년엔 전경기에 가까운 121경기와 123경기에서 주전으로 뛰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대호가 3루수로 변신하면서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신인이던 2005년의 72경기보다 출전 경기수가 19경기나 줄었다.

이원석은 준플레이오프에 엔트리에 들긴 했지만 역시 선발은 언감생심이다. 경기 후반 대수비나 대타로만 나가도 감지덕지다. 그렇지만 생애 첫 가을잔치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원석은 충분히 뿌듯하다.

8일 1차전에 앞서 롯데의 타격훈련 도중 이원석이 배팅볼 투수로 나섰다. 1군 선수들의 배팅볼 투수 변신은 예전에는 흔한 일이었지만 요즘엔 좀처럼 보기 드물다. 이원석은 그러나 강민호의 차례가 되자 마운드로 올라가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생각지도 않았던 이원석이 배팅볼 투수로 나서자 동료들은 박수를 보냈다. 한 선수는 "역시 크게 될 선수는 뭔가 달라도 다르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정작 이원석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강)민호 형이 던져달라고 사정을 해서 던졌을 뿐이에요. 제가 던진 공을 쳐야 경기 때도 잘 맞는다고 하던데요? 민호 형 민원 때문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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