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도 동요안해"… PO성공률 75% 승부사 "적지서 반타작"

‘승부사’ 선동열(45) 삼성 감독에게는 사직구장 3만 관중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는 모양이다. 오히려 국민적인 축제 분위기를 즐기면서 ‘실속’을 챙기겠다는 심산이다.

선 감독은 8일 부산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전세계 어디를 가도 이런 팬들은 없다. 솔직히 부럽기도 하다. 하지만 전혀 신경 안 쓴다. 선수들도 동요 안 한다”며 말끝에 힘을 줬다. 선 감독의 말처럼 사직구장 롯데 팬들의 ‘질식응원’은 유별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상대로서는 부담이 백배다.

선 감독의 “신경 안 쓴다”는 말의 이면에는 그만한 ‘내공’이 깔려 있다. 지난 2005년 삼성 사령탑에 오른 선 감독은 4년 연속 팀을 가을잔치로 이끌었다. 2년 연속 4위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 했다는 면에서 다소 평가절하되기도 하지만 잇단 악재들을 극복하고 포스트시즌 진입에 성공한 점은 '승부사'의 진가를 증명하고도 남았다.

특히 올해는 박석민 최형우 채태인 등 앞으로 10년 이상 삼성을 이끌어갈 재목들을 앞세워 4강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선 감독은 1985년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한 이후 현장에서 치른 20번의 시즌 중 무려 15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성공률이 무려 75%에 이른다.

그 중 선수로 활약한 1999년까지 15시즌 중 10번, 삼성 코칭스태프로 현장에 복귀한 2004년부터는 매년 가을잔치에 초대장을 손에 넣었다.

15번의 플레이오프 중 8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2번의 준우승(일본시리즈 준우승 포함)을 차지했다. 특히 현역 시절 전성기를 구가했던 1986년부터 1994년까지 해태 시절에는 9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6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앞장섰다. ‘가을잔치=선동열’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정도다.

선 감독은 “늘 이기고 싶은 게 감독의 마음이지만 방문경기인 만큼 1승만 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적지에서 반타작만 하고 대구로 돌아가서 승부를 끝내겠다는 복안인 것이다. ‘승부사’ 선동열은 머리 속에는 벌써부터 ‘대구 시리즈’ 밑그림이 그려져 있다.

■준플레이오프 특별취재반 최경호기자 squeeze@sportshankook.co.kr 성환희기자 hhsung@sportshankook.co.kr 허재원기자 hooah@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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