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선이 무너지면 허리로 버틴다. 두산이 ‘죽음의 9연전’에서 7승2패의 놀라운 성적을 거둔 데에는 ‘막강 허리진’의 공이 크다.

두산 선발진은 지난 3일부터 11일까지 9경기에서 단 4차례만 5이닝을 넘겼다. 나머지 5번은 조기강판으로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은 잇따라 ‘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며 상위권으로 도약했다. 이 기간 역전승만 5차례. 중간계투진의 믿음직한 투구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두산 허리진은 시즌 전부터 최강으로 평가 받았다. 지난시즌 신인왕 임태훈(20)에다 이재우(28)와 이재영(29)이 군에서 복귀했고, ‘마당쇠’ 이혜천(29)도 허리 부상에서 회복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최강과는 거리가 멀었다. 임태훈과 이혜천은 심심찮게 뭇매를 맞았고, 이재우-이재영 ‘예비역 듀오’는 적응 기간이 필요해 보였다.

자원은 많으나 어수선했던 허리진은 ‘교통 정리’가 끝나자 눈에 띄게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이혜천의 선발 전환, 이재영의 2군 강등으로 인한 공백은 이용찬(19), 진야곱(19) 등 ‘싱싱한 어깨’들이 충실히 메웠다. 이용찬과 진야곱은 9연전을 치르는 동안 각각 5와3분의2이닝 1실점, 3과3분의1이닝 무실점(1승)을 기록했다.

이 사이 ‘왕년의 홀드왕’ 이재우는 점차 본실력을 드러내며 프라이머리 셋업맨으로 자리를 굳혔다. 이재우는 9연전 동안 2승2홀드(8이닝 무실점)의 눈부신 성적을 발판으로 올시즌 3승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0.33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반 흔들렸던 임태훈도 9연전에서 4이닝 무실점(1승1세이브)을 기록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개막 당시 5선발 요원 중 맷 랜들(31)과 김명제(21)만 남은 두산에게 ‘믿는 구석’은 단연 든든한 허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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