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무지·좌석 자율화…종이·전선도 필요 없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사진=CJ대한통운 제공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국내 유통 기업들의 근무 형태가 변화하고 있다. 일하는 장소나 좌석, 시간 등을 자율로 전환하는가 하면 업무용 전자기기를 모두 무선연결 기반으로 교체하고 전자칠판을 도입하는 등 스마트 오피스 체계로 바뀌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해 말 본사를 서울시 종로구 타워8 빌딩으로 이전하면서 '일하는 방식 바꾸기'에 나서고 있다.

회사는 먼저 자유좌석제를 도입했다. 도서관 같은 집중형, 파티션이 없는 협업형, 카페 타입 창가석 중 선택할 수 있다. 기존에는 팀별 구분에 따라 지정 좌석에 앉았지만, 현재는 층 단위로 여러 팀이 섞여서 앉는다.

다만 팀장들은 별도 지정구역에 모여 업무를 본다. 팀 미팅이나 업무상 팀원 간 개별 소통은 메신저와 별도 협업룸, 미팅을 위한 좌석 등을 이용한다.

좌석 예약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나 키오스크를 통해 가능하다. 책상에는 스마트 명찰이 부착돼 있어 사용자가 예약을 하면 자동으로 이름과 소속팀이 표기된다. 좌석 전화기에도 이용자 고유 전화번호가 자동 배정된다.

업무용 노트북과 전화기는 모두 무선연결 기반으로 교체됐다.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해 스마트 전자칠판도 도입했다. 노트북과 무선 연결해 전자칠판에 띄워 회의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아직은 기존 지정좌석제가 익숙하다는 의견을 가진 직원들이 일부 있다”며 “MZ세대 직원들은 자율적이고 유연한 업무 스타일 구현이 가능한 근무환경에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내는 등 서서히 변화가 일고 있다”고 말했다.

오비맥주는 1년 중 25일은 ‘근무지 자율선택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안전한 원격 근무가 가능한 환경이라면 직원들이 원하는 장소에서 일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다.

하루 8시간 근무를 지키며, 한국시간 기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를 회의 및 협업이 가능한 공통 근무 시간에 포함하면 국내외 어디서든 근무지 자율선택제를 활용할 수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유연한 업무환경이 직원들의 일과 삶의 균형을 지원하며 동시에 업무 성과와 몰입도를 증진시킬 것”이라며 “앞으로도 생산성과 직원 만족도를 모두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근무제도를 적극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올해부터 근무지 자율선택제를 도입했다. 사무실 출근, 재택뿐 아니라 일을 할 수 있다면 장소는 어디든 상관없다. 해외도 무관하다.

시차가 있는 경우 한국시간 기준 ‘코웍(co-work) 타임(구성원 간 원활한 업무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필수로 근무해야 하는 시간)’을 포함한 본인 근무 시간만 준수하면 된다.

주 32시간인 근무 기준도 월 단위로 바꾸고 개인 업무 일정에 따라 자율적으로 분배하도록 했다. 어떤 주에는 20시간만 근무를 하고, 업무에 몰두가 필요한 주에는 50시간을 근무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김범준 우아한형제들 전 대표는 “코로나19 등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근무환경에 대한 구성원들의 생각과 니즈가 점점 변화해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회사의 핵심 가치인 ‘규율 위의 자율’을 보장해주는 근무 제도 하에서 보다 효과적이면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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