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배우 김현주가 고(故) 강수연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김현주는 지난 2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넷플릭스 영화 ‘정이’(감독 연상호)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날 김현주는 “강수연 선배님은 이름 석자만으로 너무 카리스마가 있지 않나. 데뷔 이후에 한 번도 뵌 적이 없고 만날 수 있는 분이라는 생각조차 못 했을 만큼 전설 속 인물 같았다. 선배님과 함께 출연한다는 얘기를 듣고 ‘내가 선배님 눈을 보면서 연기할 수 있을까’ 겁도 났는데 실제로 만나보니까 너무 좋으셨다. ‘현주야~’ 불러주시던 목소리가 생각난다. 저도 이제 연차가 좀 되다 보니까 후배들이 많아져서 어른스러운 척 해야 하는 게 부담이었다. 근데 선배님이 나타나 주셔서 귀여움 떨고 칭얼댈 수 있고 상담도 하고 너무 좋았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선배님이 저희에게 많은 걸 주셨지만 만약에 현장에 안 계셨다면 제가 연상호 감독님이나 류경수 씨와 이정도로 가까워지진 못했을 것 같다. 제가 은근히 붙임성이 없기도 하고 촬영에만 집중했었다. 선배님이 술자리 같은 모임을 많이 만들어주셔서 더 빨리 친해졌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땐 이렇게 될 줄 상상도 못했고, 촬영 당시엔 제 역할에 집중하기 급급해서 선배님의 심리 상태를 느낄 여력이 없었다. 근데 얼마 전에 ‘정이’를 스크린에서 보니까 선배님이 너무 멋있더라. 저는 스크린으로 선배님을 본 세대는 아니었는데 큰 화면에서 보는 강수연은 큰 차이가 있었다. ‘선배님 왜 작품 더 많이 안 하셨을까’, ‘너무 좋은 배우를 잃어서 안타깝다’는 생각뿐이었다. 오랜만의 복귀작이었고 평범하지 않은 장르라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으셨을까 싶기도 하고 미처 제가 생각지 못한 선배님의 감정이 뒤늦게 보였다”며 그리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정이’는 급격한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다. 지난해 5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강수연의 유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