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드라마 '치얼업'서 엄친아 진선호 역 
공중파 데뷔작서 '서브남주병' 유발자로 등극

배우 김현진/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배우 김현진/사진=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대학 응원단을 주요 소재로 다룬 SBS 드라마 '치얼업'은 국내 20대 유망주 배우들이 총출동해 청춘의 파릇파릇함과 열정 등을 매력 넘치게 담아낸 보기 드문 드라마였다. 

연희대학교 응원단 '테이아'를 중심으로 20대 청춘들의 뜨거운 열정, 진한 우정과 풋풋한 사랑, 그 안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치얼업'(극본 차해원/연출 한태섭)에서 신입 단원 진선호 역으로 ‘서브남주병’ 유발자로 등극한 김현진은 공중파 드라마 데뷔작으로 단숨에 핫루키로 떠올랐다.  

2022 SBS 연기대상에서 2관왕을 거머쥔 라이징 스타 김현진이 최근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찾아 '치얼업'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총 3차의 오디션을 거쳐 진선호 역에 캐스팅 됐어요. 다른 오디션 지원자 분들은 다들 바른 자세로 앉아서 오디션을 봤다는데 저는 삐딱하게 앉아서 오디션을 봤거든요. 감독님께서 저의 그런 모습에서 진선호가 보였다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운이 좋게도 감독님께서 저를 뽑아 주셨죠. 슛이 돌고 있지 않을 때도 저에게서 선호가 보인다고 하셨어요."

극 중 진선호는 수려한 외모에 강남 토박이에 엘리트 코스만 밟아온 의대생으로 그야말로 '엄친아' 캐릭터다. 충남 서산이 고향인 김현진은 전형적인 엄친아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부잣집 아들 느낌을 낼려고 감독님, 스타일리스트,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분들과 아이디어를 짰죠. 선호를 어떻게 하면 더 귀티나 보이게 할 수 있을지 연구했어요. 헤어스타일도 여러가지 스타일링을 해봤었고 의류도 다양한 옷들을 픽업해서 입었죠. 특별히 명품 브랜드는 많이 입지는 않았어요. 나머지는 제 몫이었는데 여유로운 분위기를 많이 내려고 노력했어요."

공중파 드라마는 '치얼업'이 데뷔작이지만 김현진은 19세 때부터 모델 활동을 시작해 7년 넘는 모델 활동을 펼쳐온바 있다. 우연한 기회에 모델 콘테스트에 출전해 상을 타게 됐고 YG케이플러스의 아카데미를 수료한 후 계약을 맺고 모델로 활동해왔다. 응원단 테이아의 합동응원전 등을 촬영할 때는 모델로 활동할 당시 쇼에 서던 기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모델들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쇼에 설 때 긴장은 잘 안하는 편이에요. 첫날 첫쇼만 긴장이 되죠. 쇼가 시작하기 전 제 앞사람이 딱 출발하면 긴장이 올라와요. 그걸 이겨내고 다섯 걸음을 걷는 순간부터 짜릿해져요. 그 때부터 긴장이 풀리고 끝까지 런웨이를 걷죠. 합동응원전과 축제 장면을 찍는 날 관객으로 참여한 출연자들이 많았어요. 그분들이 함성을 질러주시고 폭죽과 함께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응원전을 펼칠 때는 정말 뿌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몇개월을 연습한 걸 한번에 쏟아낼 수 있었죠. 응원 동작을 배우기 시작해서 합동응원전 촬영까지 총 6개월이 넘게 걸렸어요. 쉬는 날에도 연습했고 촬영이 있는 날에도 연습했죠. 제가 꽤 몸치인데 감독님이 잘 편집해주셔서 예쁘게 잘 나왔어요."

진선호가 짝사랑하는 상대 도해이 역의 한지현과 라이벌이자 응원단장인 박정우 역의 배인혁과는 함께 호흡하며 느낀 것도 얻은 것도 많았다. 특히 한지현, 배인혁, 김현진은 안정감 있는 연기와 누구 하나 튀지 않는 조화로운 모습을 선보이며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했다. 

"한지현과 호흡은 너무 좋았어요. 지현이는 또래끼리 통하는 면이 많았어요. 에너지도 밝고 같이 연기할 때든 아니면 연기를 하지 않고 쉴 때도 현장 분위기를 늘 좋게 만들어줬죠. 배인혁은 두 살 동생인데 마치 형 같았어요. 저보다 출연 경험이 훨씬 많다 보니 저에게 하나하나 뭘 알려주는 게 아닌데 배인혁 배우가 연기하거나 행동하는 걸 보면서 많이 배웠죠. 다만 선호를 '사랑의 방해꾼'으로 보시는 시선은 서운하죠. 선호 입장에서는 도해이를 좋아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게 너무 당연했죠. 선호 입장에서는 오히려 박정우 단장이 사랑의 방해꾼 아니었을까요."(웃음)

고등학교를 졸업할 시기에 모델로 데뷔한 김현진은 대학교 입학은 생략하고 곧 바로 프로 모델로 활동해 왔기에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많은 장면을 촬영한 '치얼업'을 통해 캠퍼스 경험을 했다. 간접적인 경험이었지만 진선호와 교감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저는 고등학교 3학년 후반 모델 콘테스트에서 수상하면서 아카데미 수료 후에 바로 에이전시와 계약하고 모델 활동을 했기에 대학교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특별히 들지 않았어요. 모델을 시작하고 바로 '이것만 열심히 하면 돼'라고 생각했죠. 대학교 졸업을 안했다고 겁이 나거나 이런 것도 없었어요. 오히려 좌절의 순간은 코로나19가 본격적이던 2020년 모든 일거리가 사라졌던 시기 같아요. 이번 드라마는 연세대 교정에서 촬영한 장면이 많았는데 촬영 중간 쉬는 시간에 캠퍼스를 많이 돌아다녀 봤어요. 학식도 먹고 와플도 사먹어보고 실제 대학생들 옆을 지나다니며 선호에 이입했죠."

촬영 기간만 7~8개월이 넘게 걸린 '치얼업'을 마친 소감은 어떨까. 첫 데뷔 드라마를 통해 스스로의 성장이 느껴졌는지 궁금했다. 

"워낙 큰 프로젝트이다보니 이번 작품을 통해 받는 피드백을 토대로 다음 작품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약 제 빈틈이 채워졌다면 성장했다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마치 군제대 후 군대 시절을 돌아보면 끝났다는 것이 잘 실감나지 않는 것처럼 '치얼업'의 종영도 실감이 나지 않아요. 새벽만 되면 일어나서 출근해야 할 것 같고 한편 뿌듯하고 또 홀가분하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모델로 활동하다가 배우 활동을 마음먹게 된 계기는 모델 출신 선배들의 배우로서의 맹활약이 큰 이유였다. 장기용, 남주혁, 이성경 등 케이플러스 출신 배우들을 보며 '나도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됐다. 

"모델 출신 선배분들을 보면서 저도 한번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됐죠. 아직 많은 작품에 출연하지는 못했지만 제 장점은 여백에 있는 것 같아요. 씌여져 있는 글이 없는 백지처럼 하나씩 채워갈 수 있지 않을까요? 키나 얼굴 등 외적인 것에서 장점을 찾고 싶지는 않아요. 저희 직업이 누군가에게 인정 받아야 하는 직업인 만큼 실력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직 실력을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알아요. 다만 이번에 진선호를 응원해주시는 많은 분들의 사랑을 느끼며 배우로서 큰 힘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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